크로거와 앨버트슨의 초대형 합병 시도가 UFCW 노조 지역 지부들의 조직적 반대로 무산되며, 미국 식료품 업계의 힘의 균형에 균열이 생겼다. 그러나 올해 만료되는 13만 명의 식료품 노동자 계약을 앞두고, 기업 측은 합병 좌절에 대한 보복성 태도를 보이며 교섭 현장은 긴장 상태다. 열악한 노동 조건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은 초국적 기업의 연합에 맞서 전국적 연대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
베트남 전쟁 50주년을 맞아, 미국이 살포한 고엽제(에이전트 오렌지)의 피해가 여전히 베트남 국민과 미국 참전군인 가족들에게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 의회는 베트남 피해자 지원과 환경 복구, 참전군인 자녀의 건강 피해 보상을 위한 두 건의 관련 법안을 심의 중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이 역사적 책임을 다하고 피해자들에게 실질적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맷 맥매너스는 안젤리아 윌슨의 신간 ⟪증오의 정치: 어떻게 기독교 우파는 미국 정치의 영혼을 어둡게 만들었는가⟫를 통해, 미국 기독교 우파가 지난 수십 년간 어떻게 막강한 권력을 쌓아왔는지를 추적한다. 윌슨은 종교적 열정과 자본주의의 이해관계가 결합해 어떻게 거대한 정치-종교 연합이 형성됐는지를 고발한다. 그녀는 이들의 도덕적 우월의식과 이분법적 세계관이 혐오, 배제, 반지성주의로 이어졌으며, 이는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미국 사회를 분열시키는 데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주장한다. 맥매너스는 이러한 분석에 니체와 키르케고르의 종교비판을 덧붙이며, 현재의 기독교 우파는 진정한 신앙이라기보다 자기 도취적 피해의식과 정치적 복수심에 기반한 일종의 '거짓 신앙'이라고 지적한다. 기독교는 이런 식으로 민족주의와 사회적 증오의 도구가 되어선 안 된다고 그는 경고한다.
루크 피크렐은 현재 미국에서 트럼프와 극우 세력이 권력을 강화하고 있는 핵심 원인이 1787년 제정된 미국 헌법 그 자체에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선거인단 제도, 상원 대표 불균형, 대통령의 광범위한 권한, 탄핵 절차의 비효율성 등을 지적하며, 이 헌법이 민주주의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다수 국민의 의사를 구조적으로 억압하며 소수 엘리트의 지배를 유지한다고 비판한다. 트럼프가 대통령직에 오른 것도, 그의 판사 지명이 상원에서 승인된 것도 이와 같은 헌정 구조의 산물이며, 대법원의 최근 판결들 또한 대통령 권력을 오히려 확대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피크렐은 이 헌법 체제 아래서는 트럼프주의를 저지할 수 없으며, 다수결 원칙에 기반한 단원제 입법부와 시민에게 책임지는 사법부를 골자로 하는 새롭고 진정한 민주적 헌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마크 더필드는 서구 인도주의가 수십 년 동안 수단을 비롯한 아프리카·서아시아 지역에서 힘을 키우는 동안, 빈곤과 개발 실패의 근본 원인을 외면하며 오히려 제국주의 질서를 재확인하는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그는 NGO들이 인명 구조를 내세웠지만 실제로는 과잉 사망률을 "규제"하며 국가 권력의 부재를 은폐했고, 구조적 빈곤과 폭력의 정치적 맥락을 지워버렸다고 주장한다. 특히 1980년대 이후 신자유주의가 확산되고 구소련이 몰락하면서 NGO들은 탈정치화된 '생명 구호' 명분 아래, 식민주의적 개입을 기술과 데이터 기반의 조기경보 체계로 대체하며 새로운 형태의 네오콜로니얼 통치를 수행했다. 더필드는 오늘날까지도 서구 인도주의가 그 자체로 억압 구조를 재생산하며, 억압받는 이들의 실질적 투쟁사에는 기여하지 못한 채, 오로지 자신들의 기술과 개입 수단만을 미화하는 자서사(narratives of self-celebration)만을 남겼다고 비판한다.
트럼프 행정부가 석유 가격 담합 혐의로 연방거래위원회(FTC)의 제재를 받은 석유 업계 경영진 두 명에게 규제 철회를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OPEC과의 공모를 통해 공급을 제한하고 가격을 조작한 혐의를 받았으며, 이로 인해 바이든 정부 하에서는 기업 이사회 참여가 금지되었다. 하지만 이들이 공화당과 트럼프 캠프에 수백만 달러를 기부한 이후, 트럼프 측 FTC 위원장 앤드루 퍼거슨은 해당 제재 조치가 “불법”이라 주장하며 철회 의사를 밝혔다. 이는 정치적 보상성 규제 완화로 비판받고 있으며, 현재 상원과 법무부 차원의 수사가 계속 진행 중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더 오래 사는 반면, 평생 더 많은 건강 문제를 겪는다는 ‘사망률-이환율의 역설’을 설명하기 위해, 프랑스 연구팀은 캄보디아와 라오스의 서로 다른 사회 조직(부계, 모계, 인지적 계보)을 비교 분석하는 에피젠더(EpiGender)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연구는 성 규범과 거주 방식 같은 사회문화적 요소가 여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스트레스 지표와 후생유전학(에피제네틱) 자료를 결합해 분석한다. 결과적으로, 여성의 건강 격차는 생물학을 넘어 사회 구조의 영향을 강하게 받으며, 조직 구조에 따라 유전 발현 수준까지 달라질 수 있음을 탐색하고 있다.
1945년 5월 8일, 프랑스가 나치에 대한 승리를 기념하던 날, 알제리에서는 프랑스 당국이 독립을 요구하던 평화 행진을 잔혹하게 진압하면서 최대 3만 명에 이르는 알제리인이 학살되었다. 이 사건은 식민주의적 폭력의 연장이자 독립운동의 씨앗을 억누른 계기였으며, 진상규명과 공식 인정은 여전히 미진하다. 학계와 시민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 집단 학살은 프랑스-알제리 간 역사 기억에서 오랫동안 음지에 있었으며, 진정한 화해와 공동의 역사 인식을 위한 구조적 노력과 기억의 제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환기시킨다.
스페인의 민주주의 이행을 일컫는 '전환기(La Transición)'는 프랑코 사망 이후 1982년까지의 정치적 전환을 둘러싸고, 영웅적 서사와 기만적 체제 유지라는 상반된 해석이 공존해 왔다. 하나는 국왕과 수아레스 등의 엘리트 주도 아래 평화적 합의와 국민 화해가 이뤄졌다는 '신화적' 서사이고, 다른 하나는 진정한 단절 없이 프랑코 체제의 연속성을 유지했다는 '반신화'적 비판이다. 그러나 역사학계는 이 과정을 개방적이고 갈등적인 현실의 산물로 보고 있으며, 지나치게 단순화된 대중 서사에서 벗어나 비판적이고 사실에 기반한 역사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025년 M23 반군의 동부 콩고 점령 이후, 여성과 소녀들은 대규모 성폭력과 강제 이주에 직면하고 있으며, 인터뷰에 응한 난민 여성 97%가 성폭력을 직접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반군뿐 아니라 콩고군, 민병대, 민간인까지 다양하며, 국제 평화군의 존재감은 거의 없다. 지속적인 분쟁과 반복되는 이주는 생존자 지원과 책임자 처벌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어, 여성 참여를 포함한 즉각적인 휴전과 인도적 지원 확대가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