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의 중심지로 여겨지는 뉴욕시에서조차 노동조합 가입률은 꾸준히 하락하고 있지만, 조합 지도부는 뚜렷한 대응 없이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공공 부문은 교섭의 구조적 제약에 갇혀 있고, 민간 부문은 조직화에 소극적이며, 전면적인 연대와 투쟁 없이 점점 고립되고 있다. 지금이야말로 조합원과 활동가들이 기층에서부터 압박을 가하고, 조합 간 연대를 통해 공동의 행동을 구축해야 할 때라는 경고가 커지고 있다.
2025년 6월 4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수만 명이 대통령 하비에르 미레이의 초신자유주의 경제정책에 반대하며 거리에 나섰다. 연금삭감, 아동병원 예산 축소, 장애인 복지 중단 등 전방위적 긴축조치에 맞서 여성, 노동자, 과학자, 장애인 가족, 의사 등 다양한 계층이 함께 집결했고, 이는 10주년을 맞은 ‘니 우나 메노스’ 운동과도 결합하며 정치적 연대를 넓혔다. 미레이 정부는 복지 축소를 ‘키르치네르주의와의 전쟁’으로 정당화하지만, 점차 더 많은 시민들이 이를 국가와 사회의 근간을 파괴하는 반민주적 공격으로 간주하며 조직적으로 저항하고 있다.
가자지구 학살에 대응해 프랑스 최대 항만의 CGT 부두노동자들이 이스라엘행 무기 부품 적재를 거부했고, 이는 유럽 전역으로 확산되었다. 스웨덴 부두노동자들은 6일간 합법적인 무기 반출입 보이콧을 단행했으며, 이에 대한 보복으로 해고된 노조 지도자의 복직을 요구하는 국제 캠페인도 벌어지고 있다. 서방 정부가 전쟁을 지원하는 가운데, 부두노동자들은 전쟁과 억압에 맞선 실질적 저항의 모범을 보여주고 있다.
콜롬비아 플랫폼 노동자들은 ‘협업 경제’라는 미명 아래 열악한 노동 조건과 알고리즘 통제에 놓여 있으며, 이들은 공식 고용관계 인정과 사회보장 가입, 알고리즘 규제를 요구하며 조직화되고 있다. ACCAPP, SINATRAPP, UNIMEDP 같은 노동조합은 사용자 중심 조합과 정부 간 비공개 협상에 반대하고, 정부의 소극적 대응을 비판하며 노동개혁 법안을 위한 국민투표를 추진하고 있다. OTAC는 노동자의 단결과 권리 보장을 위한 전선을 구축하고자 하며, 이들의 투쟁은 플랫폼 자본주의가 노동과 복지를 어떻게 해체하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 사례가 되고 있다.
2034년 월드컵을 앞두고 건설 붐이 일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이주노동자들의 권리가 지속적으로 침해되자, 36개국 노동조합이 국제노동기구(ILO)에 공동 제소를 제기했다. 이들은 강제노동, 임금체불, 인신매매, 폭력 등의 사례를 열거하며 공식 조사위원회 설치를 요구했고, ILO와 사우디의 협력 합의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개혁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사우디 내 노조가 여전히 금지된 상황에서, 노동계는 이주노동자의 안전과 권리 보장을 위한 국제적 개입을 촉구하고 있다.
2025년 5월, 미국에서 가장 큰 두 건의 노동조합 선거는 뉴욕의 시각예술학교(SVA)와 캔자스 위치토의 돼지고기 가공업체 돌드 푸즈(Dold Foods)에서 이뤄졌다. SVA의 시간강사들은 불안정한 계약과 무급노동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조를 결성했고, 돌드 푸즈의 노동자들은 인종과 부서를 넘는 단결을 통해 사용자 측의 반노조 캠페인을 이겨냈다. 이 두 사례는 다양한 직종의 노동자들이 더 나은 처우를 위해 조직화에 나서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을 동원해 합법 체류 이민 노동자와 노동조합 활동가를 체포하고 비자 및 보호지위를 박탈하며, 반집단학살 발언까지 탄압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이민 정책이 아니라, 노동자들을 분열시키고 조직화를 억제하려는 반노동 전략의 일환으로, 자유 발언권과 노동 권리에 대한 전방위적 공격이다. 불법 고용주 처벌은 외면한 채 이민자만 타깃으로 삼는 이 같은 정책은 결국 모든 노동자의 권리를 약화시키고, 착취를 정당화하는 새로운 형태의 노동통제를 구축하려는 시도다.
파나마 노동자, 원주민, 학생 등 수많은 사회세력이 1개월 넘게 총파업을 벌이며, 호세 라울 물리노 정부의 신자유주의 정책과 미국과의 군사 협약에 반대하고 있다. 이들은 연금법 개악 철회, 미군 주둔 중단, 불법 채굴 프로젝트 중단, 노조 탄압 중단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SUNTRACS와 같은 주요 노조 지도자들은 체포·기소돼 박해받고 있다. 미국의 지정학적 이해관계에 종속된 물리노 정권을 비판하며 파나마 민중은 주권과 생존권을 걸고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튀르키예에서 권력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1인에게 집중된 이후, 노동운동은 억압에 직면했고 노동자들의 삶은 더욱 불안정해졌다. 진보적 노동조합총연맹(DISK)의 아르주 체르케조울루 의장은 민주주의의 붕괴가 노동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준다고 경고하며, 임금 하락과 높은 물가상승률, 정치적 탄압, 노동조합 간부의 반복적 체포 등을 지적했다. 노동자들은 독재에 맞서 임금과 민주주의를 동시에 요구하며 거리로 나섰고, 튀르키예의 노동운동은 전 세계 노동자에게 ‘강한 지도자’ 체제의 위험을 알리는 경고등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