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생산성 정체는 단순한 기술 문제나 브렉시트의 여파가 아니라, 저임금 서비스 중심 경제 구조와 노동자 권리의 침식, 공공 서비스에 대한 지속적 긴축 정책에서 비롯된 결과다. 노동자들의 건강, 교육, 복지를 위한 사회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장기적 생산성의 핵심임에도, 영국 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자산 인플레이션과 민영화에 집중해왔다. 생산성 회복을 위한 진정한 해법은 공공서비스와 사회적 재생산에 대한 대대적인 재투자에 있다.
삼성 인도 첸나이 공장의 노동자들이 작년 38일간의 파업을 포함한 장기 투쟁 끝에 3년간 최대 18,000루피의 임금 인상을 포함한 역사적인 합의를 이끌어냈다. 노동자들은 사측의 노조 설립 방해와 해고 위협, 여론몰이 등 온갖 탄압 속에서도 단결을 지켰고, 결국 타밀나두 주정부의 중재로 삼성 측과의 공식 합의를 끌어냈다. 이번 승리는 삼성전자 인도 사업장 최초의 노조인 삼성인도노동조합(SIWU)의 정식 등록 이후 첫 성과이며, 노동권을 위한 향후 투쟁의 발판이 되고 있다.
미국에 본사를 둔 다국적 바나나 기업 치키타(Chiquita)가 파나마에서 연금 개악에 항의해 파업 중인 노동자 약 5,000명을 집단 해고했다. 해고는 우익 성향의 호세 라울 물리노 대통령이 추진한 연금제도 개편에 맞서 교사, 건설노동자 등 전국적으로 이어진 저항의 일환으로 벌어진 파업에 대한 보복 조치다. 새 법은 연금 지급률을 절반 가까이 낮추는 구조로 알려졌으며, 노동계는 “굶주림의 연금”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러시아의 침공 3년 차를 맞은 우크라이나에서 좌파 단체 ⟪소치알니 루흐(Sotsialnyi Rukh)⟫는 계엄령 하에서 악화된 노동 환경과 반노동 정책에 맞서 싸우고 있다. 노동자 해고와 초과 노동을 허용하는 2022년 법 개정 이후 집회는 금지되고, 노동쟁의는 법정 투쟁으로 제한되는 가운데, 이들은 여전히 법적 대리와 인도적 지원을 병행하고 있다. 극우의 부상 속에서도 민주적 사회주의와 반파시즘을 내세우는 이들은 사회 정의와 우크라이나의 자결권을 동시에 수호하는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2025년 9월 스리랑카에서 열릴 제3차 니옐레니 세계 포럼은 식량주권과 농민 권리를 위해 싸우는 전 세계 민중운동의 대규모 결집으로, 전 지구적 억압과 신자유주의 질서에 대한 저항의 전환점을 목표로 한다. 농민, 여성, 원주민 등 현장의 주체들이 주도하는 이번 포럼은 페미니즘, 반제국주의, 반자본주의 관점에서 공동의 정치적 행동 의제를 구성하고자 한다. 절망 속에서 희망의 비전을 세우며, 저항과 대안 구축을 동시에 모색하는 이 포럼은 세계 민중운동의 새로운 연대를 실현할 공간이 될 것이다.
중국 농민공들이 연금 권리를 요구하며 조직한 항의는 단순한 임금 투쟁을 넘어 재생산 영역에서의 집단행동으로 전환되고 있다. 기존의 ‘자위적 대 공세적’ 구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이 변화는, 노동과 재생산의 이중 영역을 고려한 새로운 이론적 틀을 요구한다. 본 연구는 두 개의 사례 분석을 통해 이 새로운 유형의 노동 항의가 고령 여성 농민공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고용주뿐 아니라 국가 제도 자체를 대상으로 삼고 있음을 보여준다.
인도 타밀나두주 툿쿠디 지역의 소금 평야 노동자들은 극심한 더위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일하며 시력 손상, 신장 질환, 피부질환 등 중대한 건강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이들 대부분이 달리트(하층 카스트) 출신이며, 정부 등록이 되지 않아 복지 혜택에서도 배제되고 있어 구조적인 차별과 착취가 지속되고 있다. 기본적인 그늘, 식수, 화장실 등의 작업 환경 개선 요구는 수 년째 무시되고 있으며, 노동자들은 여전히 낮은 임금과 위험한 노동을 감내하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전 세계 메이데이 집회에서는 올해도 국제 연대가 핵심 주제가 되며, 팔레스타인 연대운동과 유전자조작 옥수수 반대운동 등 다양한 현안들이 상호 연결된 세계적 과제로 제기되고 있다. 국제 연대를 방해하려는 정치적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역사는 노동운동이 국제 문제에 침묵하지 않고 행동할 때 대중적 영향력을 발휘해왔음을 보여준다. 자국 중심주의와 분열의 이데올로기에 맞서기 위해, 올해 메이데이는 다시금 전 세계 연대의 힘을 되새기고 실천할 시점이다.
한국은 OECD 국가 중 산재 사망률 1위 국가로, 이른바 '산재 공화국'이라 불릴 만큼 구조적 산업안전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삼성 반도체 백혈병 투쟁에서부터 이주노동자와 여성노동자의 생존권을 지키는 현장까지, 다양한 단체와 활동가들이 법 제정과 감시, 제도 개선을 위해 싸워왔다. 그러나 중대재해처벌법 제정 이후에도 실질적 책임 회피, 비정규직·이주노동자 배제 등 구조적 한계가 지속되며, 산재 운동은 끝없는 긴장의 국면에 놓여 있다.
크로거와 앨버트슨의 초대형 합병 시도가 UFCW 노조 지역 지부들의 조직적 반대로 무산되며, 미국 식료품 업계의 힘의 균형에 균열이 생겼다. 그러나 올해 만료되는 13만 명의 식료품 노동자 계약을 앞두고, 기업 측은 합병 좌절에 대한 보복성 태도를 보이며 교섭 현장은 긴장 상태다. 열악한 노동 조건과 생활고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은 초국적 기업의 연합에 맞서 전국적 연대를 구축하며 본격적인 총력전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