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탄발전은 멈춰도 우리 삶은 멈출 수 없다! 발전소 비정규직, 정의로운 전환 공동파업 나서다

<평등으로 가는 공공성 행진단>은 시장이 아니라 공공성을 강화하고, 모두의 평등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기후위기를 살아가는 가장 유력한 길이라고 제안하는 사회단체들의 모임입니다. 행진단은 기획연재 <공공성으로 평등하자>를 통해 우리에게 기후위기란, 공공성이란, 평등이란 무엇인지 참여 단체들의 목소리를 나눕니다. 경쟁과 이윤 논리에 잠식당한 ‘공공성’의 진의를 민중의 이름으로 탈환하기 위해, 기후위기 시대 모두의 존엄과 평등을 향해, 927기후정의행진에서 만납시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9월 26일, 2차 공동파업에 나선다. 지난 8월 27일,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따른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과 공공재생에너지 확대를 통한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하며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경고파업을 벌인 지 한 달 만이다. 

정부에 의해 문 닫는 석탄화력발전소, 정부가 책임지고 총고용 보장하라

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석탄화력발전소 폐쇄가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에 의해 벌어지는 만큼, 정부가 책임지고 발전노동자들의 고용을 보장하라는 지극히 상식적이고 정당한 요구다. 그럼 혹자는 ‘혹시 석탄발전 노동자들이 석탄발전소 폐쇄를 반대하는 것인가?’라고 궁금해한다. 이미 발전노동자들은 오래 전부터 공공재생에너지로의 정의로운 전환을 통한 고용보장을 전제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동의하고 있다. 자신들의 일터인 석탄화력발전소를, 자신들의 손으로 문 닫을 것에 얼마든지 나설 의지를 밝히고 있는 것이다. 단, 이후의 안정적인 전력 생산을 위해 재생에너지 발전으로, 민간자본이 아닌 공공재생에너지로의 발전을 요구하고 있다. 해고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비정규직들을 공공재생에너지 발전에 고용해 더 깨끗한 전기 만들기를 바라고 있다.

 

8월 27일, 공동파업 투쟁에 나선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 참세상

발전소 비정규직의 총고용이 보장되는 만큼, 전기민영화 막을 수 있다

이미 한국의 전력은 60% 이상 민간자본에 의해 생산되고 있다. 미래의 전기인 재생에너지 중 특히 해상풍력발전의 경우, 93% 이상 민간자본이 차지해 버린 상태다. 공공부문이 다수인 석탄화력발전소가 점점 문을 닫고, 앞으로 한국 바다 곳곳에 설치될 해상풍력발전기가 모조리 다 민간·재벌의 소유가 된다면, 미래의 전기는 민영화되는 것과 다름없다. 만약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로 고용불안을 겪을 발전노동자들이 보다 안전하고 깨끗한 전력생산 시설인 해상풍력발전소에서 일한다면 어떨까? 발전소 폐쇄에 따른 대규모 고용불안과 전기민영화 우려를 단박에 해소할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그래서 에너지공공성을 바라고, ‘햇빛과 바람은 우리 모두의 것’임을 주장하는 시민들은 공공재생에너지 발전을 요구하고 있다. 미래의 전력 생산을 민간기업이 아닌, 공공부문인 발전공기업이 수행해 줄 것을 바라고 있는 것이다. 지난 7월, 기후정의와 전력공공성 확대, 발전노동자들의 정의로운 전환을 염원하는 많은 시민들의 뜻이 모여 공공재생에너지법 5만 청원이 달성되었다. 시장화 일변도로 가는 한국 전력산업에, 강력한 공공성 펀치를 날린 것이다.

석탄발전소 폐쇄 동의한 발전노동자… 이제 이재명 정부가 답을 내놓을 차례다 

정부정책에 따라 2038년까지 전체 61기의 석탄화력발전소 중 37기가 폐쇄될 예정이다. 여기서만 2천 명 이상의 발전비정규직이 고용불안에 시달릴 것이다. 만약,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대로 2040년까지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전부 다 조기 폐쇄할 경우, 전체 2만 5천 명의 발전노동자들의 총체적 고용불안이 쓰나미처럼 밀려올 것이다. 발전노동자들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에 동의하면서까지 기후위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이제 이재명 정부가 답을 내놓아야 한다. 본격적인 연쇄 폐쇄의 시작인 올해 12월, 태안화력발전소 1호기 폐쇄를 앞두고 이재명 정부가 발전노동자 총고용 보장과 공공재생에너지로의 정의로운 전환을 약속하지 않는다면, 발전소 비정규직과 기후정의를 바라는 다수 시민들의 거대한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전기는 민영화가 아닌 공공성이 보장된 재생에너지로 국민들에게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해야 하며, 우리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게도 안정된 공공 일자리가 보장되어야 합니다. 죽어가는 기후와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생존을 지키는 공동파업에 동지들의 관심과 적극적인 연대를 호소드립니다. 동지들께서 연대해 주신다면 우리 발전소 노동자들은 연대의 힘으로 이번 공동파업 승리로 보답하겠습니다. 투쟁!

공동파업의 전면에 서 있는 발전HPS지부 박규석 지부장의 호소처럼, 발전노동자들의 정의로운 전환 투쟁에 적극 연대하자!

"석탄 발전은 멈춰도, 우리 삶은 멈출 수 없다". 참세상
덧붙이는 말

조진은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서 공공기관사업국장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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