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장관 10명이 중국에 모이다: SCO 국방장관회의

상하이협력기구(SCO)는 나토(NATO)가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다유라시아 회원국들과 다극화 세계 전역에 '불가분의 안보(indivisible security)'를 제공함으로써 적대감을 완화할 수 있다. 

6월 26일, 중국을 의장국으로 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 회원국 22차 국방장관 회의가 칭다오에서 개최되었다. 출처: SCO 홈페이지

상하이협력기구(SCO) 소속 10개국 국방장관들이 지난주 중국 산둥성 칭다오에 모였다.

그 자체만으로도 극적인 사건이었다이는 올해 후반 톈진에서 열릴 SCO 연례 정상회의를 앞둔 사전 준비였을 뿐 아니라그 자리에는 주요 브릭스 회원국인 러시아중국인도이란과 파키스탄이 함께했기 때문이다인도 국방장관은 5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해 최근까지 실탄을 주고받았던 파키스탄 국방장관과 마주 앉았다이란 국방장관은 이스라엘과 이란 간 휴전을 미국 대통령이 연출한 직후 베이징과 긴밀히 협의했다.

이보다 더 흥미롭지 않을 수 없는 상황 속에서칭다오에서 열린 SCO 회의는 사실상 헤이그에서 열린 나토 정상회의와 거의 동시에 개최되었다.

파키스탄 국방장관 콰자 무함마드 아시프(Khawaja Muhammad Asif)는 핵심을 짚어 말했다그는 SCO가 이 지역에서 평화를 증진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중국 국방장관 둥쥔(Dong Jun)은 SCO가 안정을 위한 닻” 역할을 한다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덕분에 분열된 서방 세계는 SCO가 무엇인지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 SCO는 9.11 테러 몇 달 전인 25년 전에 창설된 다자기구로, 10개 정회원국, 2개 옵서버국, 14개 대화 파트너를 포함하고 있다이는 동유럽(헝가리)부터 인도양과 환태평양까지 이르는 세계 인구의 절반에 해당하는 규모다.

SCO는 아시아판 나토가 아니다공격적 군사 동맹이 아니며그렇게 되고자 하지도 않는다전형적인 중국식 표현을 빌리자면, SCO는 스스로를 안보의 거대한 배()”로 규정한다.

SCO는 애초에 중국이 말하는 세 가지 악—테러리즘분리주의극단주의—에 맞서기 위해 구상되었으나이후 경제 협력 메커니즘으로 발전했다불과 2주 전 열린 상트페테르부르크 국제경제포럼(SPIEF)에서 SCO 사무총장 누를란 예르멕바예프(Nurlan Yermekbayev)가 주최한 라운드테이블은 러시아 상공회의소 회장 세르게이 카티린(Sergey Katyrin)이 사회를 맡았고, SCO 공동 물류·금융·에너지 인프라 구축의 과제를 중심으로 논의가 이뤄졌다.

이 패널은 러시아과학아카데미 산하 유럽연구소 소장 알렉세이 그로미코(Alexey Gromyko)가 사회를 맡았고러시아-벨라루스 연합국가의 서기 세르게이 글라지예프(Sergey Glazyev)가 주요 발표자로 나서 SCO와 유라시아경제연합(EAEU)의 연계를 조망했다이들은 탈소비에트 공간이 새롭게 떠오르는 다극 경제 질서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를 논의했다.

따라서 오늘날의 SCO는 공동 대테러 훈련과 정보 공유를 넘어서다양한 문명의 문화적 기대에 맞춘 경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이는 정의상 다극적 유기체이다.

전략적 파트너인 러시아와 중국이 여기에 함께하고 있다

칭다오 회담의 핵심은 프리마코프 삼각 구도라 할 수 있다이는 탈소비에트 시기 러시아의 전 총리 예브게니 프리마코프(Yevgeny Primakov)가 구상했던 새로운 다극 질서 속 자주적인 러시아 중심 세력을 지칭한다오늘날 이 구상은 인도를 제외하고 러시아이란중국으로 이루어진 RIC(러시아-이란-중국)로 실현되고 있다이들 세 문명국은 현재 복잡한 유라시아 통합 과정을 가장 앞에서 이끌고 있다.

러시아 국방장관 안드레이 벨로우소프(Andrey Belousov)는 중국 국방장관 둥쥔 및 이란 국방장관 아지즈 나지르자데(Aziz Nazirzadeh)와 개별 회담을 가졌다. SCO 전체 회의에서도 그는 단도직입적으로 입장을 밝혔다.

벨로우소프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이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위반한다고 주장했다그는 모스크바가 긴장 완화를 중재하겠다는 제안을 했음을 확인했고, “세계 안정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진 국제기구들의 역할이 용납할 수 없을 정도로 추락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모든 국방장관들이 공유한 최대의 골칫거리즉 테러 이데올로기와 전투원의 이동 경로가 서아시아에서 아프가니스탄으로 계속 확산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우크라이나에 대해서는 예상 가능한 발언이 나왔다러시아는 꾸준히 진격하고 있으며키이우는 절망 속에서 테러 전술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SCO 회의에 참석한 어느 누구도 이를 반박할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인도는 이 와중에 어디 있었을까자국의 쇼핑 목록을 손보는 중이었다인도 국방장관 라즈나트 싱(Rajnath Singh)은 벨로우소프에게 Su-30MKI 전투기의 업그레이드와 남은 S-400 트리움프(S-400 Triumf) 시스템의 신속한 인도를 요청했다이는 총 54억 3천만 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거래의 일환이다지금까지 세 기가 인도됐으며나머지 두 기는 2026년 초까지 도착할 예정이다.

이 S-400 시스템은 인도의 소규모 전쟁이었던 '신두르 작전'에서 핵심적 역할을 했다.

트럼프가 연출한 이란-이스라엘 휴전 이후이란은 베이징과 접촉해 J-10C의 수출형 모델인 J-10CE 전투기를 최소 40기 구매하는 방안을 검토했다이 협상은 사실상 지난 10년간 계속되어 왔다.

이란의 입장에서 볼 때가격과 공급 측면에서 J-10C는 러시아산 MiG-35나 Su-35E(수출형 Su-35S)보다 나은 선택일 수 있다그러나 Su-35와 J-10C는 서로 다른 등급의 전투기이므로이란 혁명수비대(IRGC)가 양쪽을 모두 도입하는 것도 가능하다이는 상호 전략적 파트너십의 사례다.

외교 소식통들은 이란이 이미 Su-35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확인했다그 수는 불분명하지만 두 기 이상이며러시아는 한 번에 12기씩 총 두 개 비행대를 판매할 준비가 되어 있다최대 24기의 판매가 가능하다.

모스크바 내 컨센서스는 이란이 러시아 및 중국의 최신예 전투기와 방공 시스템(S-400 포함)을 동시에 대거 구매할 것이란 데 있다최근 2주간의 격동은이란이 러시아-중국의 긴밀한 전략적 동맹으로부터 지원을 받지 못했다는 피상적 논쟁을 훨씬 넘어서는 수준이다.

이스라엘의 12일 전쟁을 통해 쓰라린 교훈을 얻은 혁명수비대는 전투기를 원하지만무엇보다 자국 내부의 방첩 및 반란 대응 체계를 정비할 필요가 있다이란이 입은 상당한 피해는 드론을 날리고 폭탄을 설치하며 고가치 표적을 암살하라고 지시한 국내 사보타주 세력에 기인한 것이다.

유럽은 러시아·중국과의 전쟁을 원한다

이제 칭다오에서의 유라시아적 상호작용과 헤이그에서 일어난 일을 비교해 보자본질적으로 유럽연합은 나토 사무총장 마르크 루터(Mark “Hello Daddy” Rutte)의 협박에 굴복해존재하지도 않는 자금 6,500억 유로(약 6,955억 달러)를 할당해 미국산 무기를 구입하고 러시아—그리고 이후엔 중국—과의 전쟁을 선포하기로 결정했다.

이것이 바로 '5퍼센트 가부키'로 불리는 계획이다모든 나토 회원국이 군사비 지출을 GDP의 5%로 늘리려면—이들 국가의 부채가 이미 GDP의 80%를 초과한 상황에서—2024년에 무기 구입에 쓴 3,250억 유로(약 3,812억 달러)를 거의 세 배로 늘려 연간 약 1조 유로를 지출해야 한다.

조금이라도 계산이 가능한 유럽 시민이라면 곧바로 깨달을 수 있다무기화 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무제한의 비용 절감’, 세금 인상사회복지 삭감이 계속될 것이다러시아의 자산 3,000억 유로(약 3,517억 달러)를 탈취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그것으로도 1년 치 지출 증가분조차 충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칭다오 회의에 참석한 SCO 국방장관 전원은 나토가 러시아와 전쟁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으며중국을 겨냥한 계획은 조롱거리조차 되지 못한다고 인식하고 있다러시아는 이미 1만 3천 기의 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으며조만간 연간 300기의 극초음속 미사일 '오레슈니크(Oreshnik)'를 생산할 수 있을 것이다이는 유럽 내 모든 항만과 공항을 마비시키기에 충분하다.

칭다오 회의 직후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후속 행보도 매우 주목할 만했다그는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열린 유라시아경제연합(EAEU) 포럼에 참석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중동 정세는 다행히 안정화되고 있으며이스라엘과 이란 사이의 오랜 갈등은 하나님의 은총으로 이제 지나간 일이다.”

물론 이스라엘 당국자들의 발언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그러나 러시아 대통령에게 언제나 가장 중요한 것은 지정경제학(geoeconomics)이다푸틴은 해당 포럼에서 EAEU가 베트남싱가포르세르비아와 체결한 우선협정과 아랍에미리트(UAE)와 곧 체결할 예정인 협정에 대해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밝혔다. “유라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 국가들과의 상호 이익에 기반한 관계가 활발히 진전되고 있다.” 그는 여기에 브릭스(BRICS), 독립국가연합(CIS), 아세안(ASEAN), 아프리카연합(AU), 그리고 물론 SCO와의 협력도 덧붙였다.

그리고 국방장관들이 칭다오를 떠나자마자공식 발표가 나왔다이란이 미국의 GPS 시스템을 버리고 중국의 베이더우(BeiDou) 시스템으로 전환했다기술 전쟁의 체스판에서 단호하고 날카로운 수를 둔 셈이다다음 단계는 Su-35와 J-10CE 전투기들을 전량 확보하는 일일 것이다.

[출처] Ten defense ministers walk into a room in China

[번역이꽃맘 

덧붙이는 말

페페 에스코바르(Pepe Escobar)는 <더 크래들>(The Cradle)의 칼럼니스트이자 <아시아 타임즈>(Asia Times)의 편집장이며 유라시아를 전문으로 하는 독립 지정학 분석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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