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삽화는 실제 비율과 다르며, SWIFT 위성군은 이전 위성들보다 더 멀리 날아가 우주 날씨 경고 시간을 향상할 예정이다. 출처: 스티브 앨비(Steve Alvey)
급속히 성장하는 우주 산업과 전력망, 항공, 통신 같은 사회 기반 기술은 모두 동일한 위협, 즉 우주 날씨(space weather)에 취약하다.
우주 날씨는 태양과 지구 사이의 우주 환경에서 발생하는 모든 변화를 포함한다. 그중 대표적인 우주 날씨 현상 중 하나가 행성 간 코로나 질량 방출(interplanetary coronal mass ejection)이다.
이러한 방출 현상은 태양에서 발생한 자기장과 입자의 덩어리로, 초당 최대 2,000킬로미터(약 1,242마일)의 속도로 이동할 수 있으며, 지자기 폭풍(geomagnetic storm)을 유발할 수 있다.
이들은 때때로 북극광처럼 아름다운 오로라 현상을 만들어내기도 하지만, 동시에 위성 작동을 방해하고, 전력망을 마비시키며, 향후 달과 화성 유인 탐사 미션에 참여하는 우주비행사들을 치명적인 방사선에 노출할 위험도 있다.
애니메이션은 태양에서 분출되는 코로나 질량 방출(CME) 현상을 보여준다.
나는 태양물리학자이자 우주 날씨 전문가이며, 우리 팀은 SWIFT라는 차세대 위성군 개발을 주도하고 있다. 이 위성군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우주 날씨 현상을 사전에 예측하기 위해 설계되었다. 우리의 목표는 극단적인 우주 날씨를 더 정확하고 더 이르게 예보하는 것이다.
우주 날씨의 위험성
현재 우주 탐사에서 상업적 이해관계가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우주 관광, 위성 네트워크 구축, 달과 근처 소행성에서의 자원 채굴 등을 중심으로 활동이 전개되고 있다.
우주는 군사 작전에서도 핵심 영역이다. 위성은 군사 통신, 감시, 항법, 정보 수집 등에 필수적인 기능을 제공한다.
미국 같은 국가들이 우주 기반 인프라에 의존하는 정도가 커질수록, 극단적인 우주 날씨 현상은 더 큰 위협이 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최대 2조 7천억 달러 규모의 자산이 우주 날씨로 인해 위험에 처해 있다.
1859년 9월, 기록된 역사상 가장 강력한 우주 날씨 사건인 '캐링턴 사건(Carrington event)'이 발생했으며, 이는 북미와 유럽의 전신선에 강한 전류를 유도해 화재를 일으켰다. 1972년 8월에는 또 다른 캐링턴급 사건이 달 궤도를 돌고 있던 우주비행사들을 거의 강타할 뻔했고, 그 방사선량은 치명적일 수 있는 수준이었다. 보다 최근인 2022년 2월에는, 스페이스X가 새롭게 발사한 스타링크 위성 49기 중 39기를 중간 수준의 우주 날씨 현상으로 잃는 사태가 벌어졌다.
현재의 우주 날씨 감시 체계
현재의 우주 날씨 서비스는 태양풍을 감시하는 위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태양풍은 태양에서 방출되는 자기장 선과 입자들로 이루어져 있으며, 감시 위성은 이 정보를 지구로 송신한다. 과학자들은 이 관측값을 기존의 기록과 비교해 우주 날씨를 예측하고, 태양풍의 변화에 대해 지구가 어떻게 반응할지를 분석한다.
지구의 자기장은 대부분의 태양풍을 막아내는 방패 역할을 한다. 출처: NASA 제공 / 위키미디어 커먼즈
지구의 자기장은 본래 우주 날씨로 인한 대부분의 부정적 영향을 지구 생명체와 지구 궤도 위성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극단적인 우주 날씨 현상이 발생하면, 이 자기장이 압축되거나, 때에 따라서는 벗겨지기도 한다.
이러한 과정은 태양풍 입자가 지구 자기권이라는 보호막 내부로 침투할 수 있게 만들며, 이는 위성과 우주정거장에 탑승한 우주비행사들을 가혹한 환경에 노출한다.
지구로 향하는 우주 날씨를 지속적으로 감시하는 대부분의 위성은 지구에서 비교적 가까운 궤도를 돈다. 일부 위성은 지구 표면에서 약 100마일(161km) 떨어진 저지구궤도에 있고, 다른 위성은 약 25,000마일(40,000km) 떨어진 정지궤도(geosynchronous orbit)에 있다.
이러한 거리에서는 위성들이 여전히 지구 자기장의 보호 범위 안에 있으며, 지구가 우주 날씨에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안정적으로 측정할 수 있다. 그러나 다가오는 태양풍을 더욱 직접적으로 연구하기 위해, 과학자들은 지구에서 훨씬 더 멀리 떨어진 곳에 배치된 위성들을 활용한다. 이들은 지구에서 수십만 마일 떨어진 위치에 배치된다.
미국, 유럽우주국(ESA), 인도는 모두 L1 라그랑주 점 부근에 우주 날씨 감시 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이 지점은 지구에서 약 90만 마일(145만 km) 떨어진 곳으로, 태양과 지구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다. 이 vantage point(관측 지점)에서는 우주 날씨 감시 위성들이 다가오는 태양 활동에 대해 최대 40분 정도의 사전 경고를 제공할 수 있다.
라그랑주 점(Lagrange points)은 태양처럼 더 큰 천체 주위를 도는 지구 같은 작은 천체들이 중력적으로 균형을 이루는 지점이다. L1 지점은 태양과 지구 사이에 위치하며, 두 천체의 중력이 균형을 이루는 곳이다. 태양의 인력이 지구보다 훨씬 강하기 때문에, 이 균형 지점은 지구에 훨씬 더 가깝다. 출처: Xander89 / 위키미디어 커먼즈, CC BY-SA
우주 날씨에 대한 조기 경보
현재의 경고 시간인 40분을 넘어선 경고 시간을 확보하면, 위성 운영자, 전력망 설계자, 항공편 관리자, 우주비행사, 우주군 장교 등이 극단적인 우주 날씨 사건에 더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지자기 폭풍이 발생하면 대기가 가열되어 팽창하면서, 저지구궤도에 있는 위성에 작용하는 항력이 증가한다. 충분한 사전 경고가 주어지면, 운영자들은 항력 계산을 갱신해 위성이 궤도를 이탈해 대기권으로 추락하고 소멸하는 사태를 방지할 수 있다. 갱신된 항력 계산을 바탕으로, 위성 운영자들은 추진 시스템을 이용해 위성을 더 높은 궤도로 조종할 수 있다.
항공사들은 지자기 폭풍 중 승객과 승무원이 고선량 방사선에 노출되는 것을 피하고자 비행 경로를 조정할 수 있다. 또한 달이나 화성처럼 이런 입자로부터 보호받지 못하는 공간에서 임무를 수행하거나 이동 중인 우주비행사들에게도 미리 경고를 전달해 피신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다.
오로라를 좋아하는 사람들 역시 자신이 선호하는 관측 장소로 이동할 시간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다.
SWIFT: 우주 날씨 연구의 최전선
나와 우리 팀은 우주 날씨 위성군(SWIFT, Space Weather Investigation Frontier)을 새롭게 개발해 왔다. SWIFT는 사상 처음으로 L1 지점을 넘어서, 지구에서 약 130만 마일(210만 km) 떨어진 곳에 우주 날씨 감시 위성을 배치할 예정이다. 이 거리에서는 지구를 향해 오는 우주 날씨 현상에 대해 최대 60분까지 사전 경고를 제공할 수 있다.
하지만 기존의 화학 및 전기 추진 시스템을 사용하는 위성은, 지구에서 더 멀고 태양에 더 가까운 이 위치에서 오랫동안 궤도를 유지할 수 없다. 태양의 중력을 상쇄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연료를 태워야 하기 때문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 팀은 수십 년에 걸쳐 새로운 추진 시스템을 설계하고 개발해 왔다. 우리의 해법은, 태양에 더 가까운 궤도까지 경제적으로 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으며, 풍부하고 신뢰할 수 있는 자원인 태양빛을 활용해 10년 이상 안정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SWIFT는 연료가 필요 없는 추진 시스템인 태양돛(solar sail)을 이용해 궤도에 진입할 예정이다. 태양돛은 머리카락처럼 얇은 반사막으로, 축구장 3분의 1 크기 정도의 면적을 가지고 있으며, 태양빛에서 오는 광자들이 밀어내는 힘과 태양의 중력이 끌어당기는 힘을 균형 있게 맞추며 우주에서 항해한다.
돛단배가 곡선형 돛에 작용하는 바람의 양력을 이용해 물 위를 이동하듯, 태양돛도 태양빛의 광자가 반사막에 부딪히며 발생하는 운동량을 이용해 우주선을 추진한다. 두 시스템 모두 자연 환경에서 에너지를 전달받아 전통적인 연료 없이 움직인다는 점에서 유사하다.
태양돛은 SWIFT가 불안정한 준-L1(sub-L1) 궤도에 진입하도록 만들면서, 연료 고갈의 위험 없이 장기간 운영할 수 있게 해준다.
NASA는 2010년에 첫 번째 태양돛인 NanoSail-D2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이 시험용 우주돛은 10㎡(107제곱피트) 크기의 돛을 탑재했으며, 저지구궤도에 배치되었다. 같은 해,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도 더 큰 태양돛 임무인 IKAROS를 발사했고, 196㎡(2,110제곱피트)의 돛을 태양풍에 펼쳐 금성 궤도에 성공적으로 진입시켰다.
IKAROS 우주 탐사선에 사용된 태양돛의 삽화. 이 태양돛은 빛의 입자(광자)를 추진력으로 활용한다. 출처: 안드레이 미레츠키(Andrzej Mirecki), CC BY-SA
이후, 행성학회(The Planetary Society)와 NASA는 저지구궤도에서 각각 LightSail(32㎡)과 고급 복합 태양돛 시스템(80㎡)을 발사해 실험을 이어갔다.
SWIFT 팀의 태양돛 시범 임무인 Solar Cruiser는 이보다 훨씬 더 큰 태양돛을 탑재할 예정이다. 면적은 1,653㎡(17,793제곱피트)에 달하며, 2029년 이르면 발사될 수 있다. 우리 팀은 작년 초, 지상에서 돛의 일부(쿼드런트) 전개에 성공했다.
Solar Cruiser 임무가 성공하면, 태양풍을 감시하는 소형 위성군의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다.
우주로 운반하기 위해, 우리는 돛을 조심스럽게 접어 소형 캔스터에 밀봉해 포장할 계획이다. 우주에서 돛을 완전히 전개하고, 그것을 이용해 위성을 궤도 경로로 정밀하게 조종하는 것이 가장 큰 도전 과제다.
만약 성공한다면, 솔라 크루저(Solar Cruiser)는 SWIFT 위성군의 길을 열게 된다. SWIFT 위성군은 총 4기로 구성되며, 이 중 1기는 돛 추진 시스템을 장착해 L1 너머 궤도에 배치되고, 나머지 3기는 화학 추진 시스템을 사용해 L1 라그랑주 점에 위치할 예정이다.
이 위성들은 L1 및 그 너머에서 장기적으로 배치되어 태양풍 데이터를 지속적으로 수집하게 된다. 네 개의 위성이 서로 다른 위치에서 태양풍을 관측함으로써, 태양풍이 지구에 도달하기 전에 어떻게 변화할지를 더 정확히 예측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현대 사회가 우주 기반 인프라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는 만큼, 우주 날씨 예측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는 우주 및 지상 기반 기술 모두를 보호하는 데 중요하다.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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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즈타바 아크하반-타프티(Mojtaba Akhavan-Tafti)는 미시간대학교(University of Michigan) 우주 과학 및 공학 부연구원 겸 강사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