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2025년 6월 21일(토) 12시 열린, 동일방직 여성노동자 50년 투쟁의 기록 ⟪긴 투쟁 귀한 삶⟫ 출판기념회에서 권영길 민주노총 초대위원장이 한 축사를 정리한 글이다.
출처: 신유아
민주노총을 대표해서 이태환 수석부위원장이 축사를 했는데, 제가 또 이렇게 호명을 받아 나왔습니다. 입원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말이 조금 어눌할 수 있는데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출간을 축하한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책을 출간하는 것은 기록을 만들어내는 익숙한 일이지만, 그 안에 담긴 사연들은 가슴을 아프게 하고 찢어지게 하며, 분노하게 하고 눈물나게 합니다. 말씀하셨듯이 동일방직 동지들의 투쟁, 원풍모방 투쟁, YH투쟁 그리고 전태일 투쟁은 두말할 것 없이 민주노총의 뿌리입니다.
뿌리는 튼튼한데 줄기와 잎이 얼마나 무성하게 자라고 있는지는 이 자리에서 길게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저는 오늘 우리 동지들의 투쟁기록 출간이 참으로 적절한 시기에 이루어져서 매우 뜻깊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이유는 이번 대선에서도 박정희라는 이름이 수없이 거명되었기 때문입니다. 현재 대통령도 소년공을 내세우면서 박정희를 언급했습니다. 이전부터도 그랬고 앞으로도 그럴 것입니다. 이 나라의 경제발전을 박정희가 했다고 하면서, 얼마 전부터 '산업화와 민주화'가 우리 사회 발전의 틀로 정리되었습니다.
좋습니다. 박정희를 언급하려면 그 시대에 정치적으로 누가 이 나라의 경제를 일으켰는가, 지금의 경제가 누구 때문에 발전했는가를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일 먼저 동일방직 우리 동지들을 이야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수많은 여성 동지들과 그 당시 노동자들이 피와 땀과 눈물로 이 나라의 경제를 일으켰는데, 그것은 말하지 않고 박정희만 이야기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는 것입니다. 그래서 오늘 이 책 출간은 참으로 의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성장만 이야기하면서 모든 것을 다 희생해도 좋다고 여겨지고 있습니다. 경제발전을 위해서 말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면서 노동자들의 삶은, 이 땅의 민중의 삶은 어떻게 되는 것입니까?
성장지상주의가 아직도 판치고 있는 가운데, 이래서는 안 되는 것 아닙니까? 그러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여성 노동자들이, 구체적으로 동일방직 우리 여성 노동자들이 어떻게 살아왔고 지금도 어떻게 살고 있으며 어떻게 대접받고 있는지를 알면서 성장을 이야기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 그래서 오늘 책 출간이 매우 뜻깊다는 것입니다.
책 축사를 보니 양경수 위원장도 동일방직 투쟁이 민주노총의 뿌리라고 했습니다. 앞서 이야기했듯이 동일방직 투쟁, 원풍모방 투쟁, YH 투쟁, 전태일 투쟁이 민주노총의 뿌리입니다. 민주노총의 그 빛나는 뿌리가 튼튼한 줄기가 되고 무성한 잎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를 민주노총 중앙 지도부, 각 산별 지도부, 나아가서 전 조합원이 정말로 성찰하고 새로운 길을 잘 찾아주시기를 간곡히 바랍니다. 그것이 지금까지 줄기차게 투쟁해온 우리 동일방직 동지들에 대한 예의일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6월 21일 열린 ⟪긴 투쟁 귀한 삶⟫ 출판기념회. 출처: 신유아
- 덧붙이는 말
-
이 글은 노동자 역사 한내에 실린 글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