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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
DAILY CURATION
2026/09/11(금)
어제 16시 — 오늘 16시의 세계 |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 1 | 채 상병 사건으로 수사받던 국방장관을 호주대사로 내보낸 일에 법원은 ‘도피시킬 뜻이 있었다고 미루어 보기 어렵다’며 여섯 명 모두에게 무죄를 줬고, 그 해병이 왜 급류에 들어가야 했는지는 이번에도 법정의 질문이 아니었다. |
| 2 | 서울시의회가 찬성 69 대 반대 37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조례에 다시 써 넣었고, 이동권 조례는 99 대 0으로 통과됐지만 해고된 400명이 돌아올 예산은 아직 숫자가 없다. |
| 3 | 우리 군을 호르무즈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55%로 찬성 32%를 앞선 날 외교장관은 이란에 “결정된 것 없다”고 말했고, 홍해에서는 후티가 요충지 모카를 점령해 뱃길의 위험은 한 뼘 더 커졌다. |
| 4 | 신당역 살해사건 4주기, 노동자들은 일터의 젠더폭력을 산업재해처럼 관리하라며 ILO 190호 협약 비준을 요구했는데, 한 명이 순찰을 나가면 나머지 한 명이 혼자 남는 서울교통공사의 2인 근무조는 아직 214개다. |
| 5 | 호주 언론인 메리 코스타키디스를 2년간 법정에 세운 시온주의 단체의 소송이 취하됐고, 그는 “언론 자유의 승리”라고 적었다. 오늘의 말에서 소개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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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조형우)는 11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범인도피 · 직권남용 혐의에 무죄를 선고했다. 수사받는 국방장관을 나라 밖으로 내보내 숨겼다는 혐의다. 함께 기소된 조태용 전 국가안보실장,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 심우정 전 검찰총장, 장호진 전 외교부 차관, 이시원 전 공직기강비서관도 모두 무죄다. 순직해병 특검이 지난 7월 윤 전 대통령에게 징역 5년, 나머지에게 2~3년을 구형한 사건이다. 특검이 그린 순서는 이랬다. 2023년 7월 19일 채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고, 9월 수사외압 논란이 커지자 대통령은 이종섭 국방장관을 대사로 보내자는 논의를 시작했다. 12월 공수처가 이 전 장관을 출국금지했다. 이듬해 3월 4일 호주대사 임명, 그 사이 출국금지 해제, 3월 10일 출국. 여론이 끓자 출국 11일 만인 3월 21일 귀국했고, 임명 25일 만인 29일 대사직을 내려놓았다.
재판부는 이 연쇄를 하나의 뜻으로 묶지 않았다. 윤 전 대통령이 이 전 장관을 “범죄를 저지른 사람이라는 인식을 가지거나, 공수처의 수사를 전면으로 저지하거나 방해하려는 의사나 의도를 가졌다고 추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임명은 “국가원수로서의 인사권 행사의 일환으로 볼 여지가 없지 않다”고 했고, 출국금지가 내려진 사실을 대통령이 알지 못했다고 봤다. 대사는 소재와 신분이 공식적으로 확인되는 자리이니 통상의 도피와 본질이 다르다는 논리도 덧붙였다. 공수처가 실질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점도 근거가 됐다. 수사가 느렸다는 사실이 수사를 막으려 했다는 혐의를 지우는 데 쓰였다.
조각을 하나씩 보면 임명은 인사권, 출국금지 해제는 절차, 출국은 부임이다. 조각을 이어 붙이면 수사 대상이 수사기관의 손 밖으로 옮겨진 여섯 달이 된다. 법원은 조각의 편에 섰다. 같은 날 다른 법정에서도 같은 종류의 판결이 나왔다. 계엄 전날 노상원에게 정보사 편제를 말한 문상호 전 정보사령관은 “외부에 알려진 조직 편제나 장비를 지칭하는 수준”이라며 군사기밀 누설 무죄를 받았다. 수사외압을 폭로한 박정훈 대령을 허위 영장으로 여섯 시간 구금한 혐의를 받은 군검사 두 명은 항소심에서도 무죄였다. 고의였는지, 기밀이었는지, 허위였는지. 권력이 남긴 기록에서 그 한 단어를 법정이 찾아내지 못한 일이 하루에 세 번 있었다. 채 상병을 물에 들여보낸 작전을 지휘한 임성근 전 1사단장만 지난달 7일 항소심에서도 징역 3년을 받았다. 현장의 지휘관은 처벌받고, 그 뒤의 수사를 다룬 사람들은 모두 무죄다.
첫째, 특검의 항소와 항소심이 ‘연쇄’를 다시 하나로 볼지다. 둘째, 문상호 · 군검사 사건까지 이어진 무죄의 흐름은 계엄 관련 재판의 입증 기준에도 옮겨 붙을 수 있다. 셋째, 특검이 항소심에서 ‘공수처가 실질 수사를 하지 않았다’는 논리를 어떻게 반박할지다. 수사의 느림이 도피 의사를 지우는 근거가 된 판결이라, 수사의 속도 자체가 다음 쟁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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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2시 56분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서울특별시 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지원 조례 일부개정안」이 재석 108명 중 찬성 69, 반대 37, 기권 2로 가결됐다. 조례에는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가 이름을 올렸다. 15분 뒤 「서울특별시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안」은 찬성 99, 반대 0으로 통과됐다. 장애인의 이동을 베푸는 편의가 아니라 사회가 책임질 권리로 적은 조례다. 두 조례는 서울시의회 민주당 80명 전원이 8월 10일 발의한 당론 1 · 2호였다. 전장연은 시의회 앞 결의대회에서 통과 소식을 들었다. 73차례, 1,726일 이어 온 ‘출근길 지하철 탑니다’를 멈춘 지 18일 만이다.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2020년 7월 서울시가 처음 만들었다. 가장 중증인 장애인을 우선 고용해 장애인 권리를 알리는 캠페인과 문화예술 활동을 일로 인정하는 자리다. 2023년 오세훈 서울시는 “직무가 집회 · 시위 · 캠페인에 치중돼 있다”며 이듬해 예산 58억 원을 0원으로 편성했고, 그해 12월 31일 노동자 4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서울에서 시작해 다른 지역으로 퍼진 제도가 정작 서울에서만 사라졌다. 오늘 조례는 그 자리를 다시 문서에 적었다. 찬반 토론에서 국민의힘 이종민 의원은 “특정 단체 불법 시위 영구 지원”이라고 반대했고, 표결은 37표의 반대로 끝났다.
이번 조례를 둘러싼 지난 열흘의 공방은 예산 액수보다 이름을 둘러싼 싸움이었다. 뉴스1은 3일 시의회가 오세훈 시장의 청년 AI 이용권 예산 56억 2,500만 원을 전액 삭감해 “전장연 관련 예산으로 돌렸다”고 보도했고,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은 이튿날 “범죄 집단 전장연의 배를 불리겠다 한다”고 썼다. 비마이너의 확인은 달랐다. 삭감은 도시계획균형위원회가 사업 준비가 미흡하다며 내린 결정이었고, 두 예산은 규모가 비슷할 뿐 서로 오간 적이 없다. 오늘 예결특위는 청년 AI 예산 일부를 복원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은 퇴장했다. 2023년 예산 58억 원과 2026년 청년 예산 56억 원, 비슷한 숫자 둘을 나란히 놓는 것만으로 청년 대 장애인의 구도가 만들어졌고, ‘시위 일자리’라는 말은 조례 통과 뒤에도 남을 것이다.
첫째, 서울시의 2027년 예산안이다. 조례는 근거이지 돈이 아니고, 이상훈 원내대표도 “조례 개정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했다. 둘째, 정부가 짜는 장애인권리예산이다. 전장연이 지하철 타기를 멈춘 이유는 싸움을 시의회로, 서울시 예산으로, 정부 예산으로 옮기기 위해서였다. 셋째, 장애인이 시설 밖에서 살 수 있게 지원하는 탈시설지원조례다. 8월 대타협에서 약속한 세 가지 가운데 둘이 오늘 통과됐고, 11월을 목표로 한 이 조례가 남았다.
10일 청와대 사랑채 앞, 신당역 살해 4년을 맞은 서울교통공사노조와 공공운수노조의 현수막은 “변하지 않는 일터의 젠더폭력”이라고 적었다. 정원이 두 명뿐이라 한 명만 빠져도 혼자가 되는 근무조가 214개, 전체의 20%다. 이들은 젠더폭력을 사업주가 관리할 위험요인으로 규정한 ILO 190호 협약 비준을 요구했다.
시의회 앞 결의대회에서 올라온 세 줄짜리 현장 보고다. “방금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관련 조례가 통과되었습니다.” 조례가 통과된 그 시각에 이들이 들고 있던 팻말은 축하가 아니라 ‘악마화를 멈추라’는 요구였다. 이긴 뒤에도 먼저 해야 하는 일이 방어라는 뜻이다.
방금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관련 조례가 통과되었습니다. 시의회앞에서 조례개정 환영! 서울시의 전장연 악마화 중단 촉구 결의대회 중입니다.
—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sadd0420S) 2026년 9월 11일
12일 오후 4시 종로 르메이에르 빌딩 앞에서 출발해 미 대사관을 거쳐 청와대 앞까지 걷는다. “우리는 이미 전쟁이 무엇을 남기는지 알고 있습니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의 공지에도 같은 일정이 올라 있다.
우리는 이미 전쟁이 무엇을 남기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런데 한국 정부는 왜 다시 침략전쟁에 가담하려 합니까!
— 일본군성노예제문제해결을위한 정의기억연대 (@war_women) 2026년 9월 11일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의원직을 함께 갖겠다고 하자 사퇴 요구가 쏟아졌는데, 홍제남은 다른 축을 세웠다. “왜 비례대표만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비례도 국민이 정당을 보고 뽑은 의원이며, 문제의 뿌리는 “거대양당의 위성정당에 속하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정치체제라는 주장이다. 반대편의 중앙일보 사설은 이를 “궤변”이라 부르며, 사퇴를 거부하는 이유는 사퇴하면 그 자리가 민주당 몫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국민의힘은 준연동형 폐지를 꺼냈고 한겨레 사설은 위성정당의 원조가 국민의힘이라고 받았으며, 정의당은 기본소득당이 표 없이 위성정당에 기대 국고보조금 5억 7,752만 원을 받았다고 되받았다. 개인의 거취를 다투는 사이 제도를 만든 두 거대정당은 논쟁의 바깥에 서 있다.
왜 비례대표만 의원직을 사퇴해야 하는지 납득하기 어렵다. 비례대표는 국민들이 정당을 보고 뽑아준 국회의원이고, 국회에서 하는 일은 지역구의원과 동일하다.
— 홍제남 (@hongjenam) 2026년 9월 11일
한국갤럽이 11일 내놓은 조사에서 우리 군을 호르무즈에 보내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55%, 보내야 한다는 응답은 32%였고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반대가 69%였다. 같은 조사에서 대통령 지지율은 38%로 취임 뒤 가장 낮았다. 여당 안에서도 4성 장군 출신 김병주 의원이 방송에서 “파병 해선 안 된다”고 했고, 대학생들은 전국 서명운동을 열었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이란 외무장관과의 통화에서 “파병은 결정된 것이 없다”고 했다. 그 말은 현지조사단이 기지와 정박지를 둘러보고 돌아온 다음에 나왔다. 여론과 여당이 반대 쪽으로 기운 상황에서 정부의 ‘미결정’이 시간을 버는 말인지 실제 판단인지를 두고 논쟁이 갈린다.
2020년 총선에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되자 거대 양당이 비례 의석을 챙기려고 따로 세운 정당이다. 그해 미래한국당과 더불어시민당이, 2024년에는 국민의미래와 더불어민주연합이 그 역할을 했다. 소수정당의 국회 진입을 넓히려던 제도가 두 정당의 의석 보험으로 뒤집힌 결과다. 용혜인 의원은 두 번 모두 민주당 쪽 위성정당의 비례로 당선된 뒤 제명 절차를 거쳐 기본소득당으로 돌아왔다. 이 말이 다시 등장한 것은 그 제도로 국회에 들어온 의원이 장관 후보가 됐기 때문이다.
호주 SBS의 간판 앵커였던 메리 코스타키디스는 2024년 헤즈볼라 지도자 나스랄라의 발언을 담은 게시물을 공유했다가 호주시온주의연맹으로부터 모욕 · 위협 표현을 금지한 인종차별금지법 18C조 위반으로 연방법원에 제소됐다. 10일 양측 합의로 소송이 취하되고 연방법원이 사건을 기각한 이튿날 그는 이렇게 썼다. “이것은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소중히 여기는 모든 호주인의 승리다.” 그는 지난 2년을 방어에만 썼고, 소송 비용은 보통 사람이면 집을 팔아야 했을 액수였다고 밝혔다. 법원은 끝내 어느 쪽 주장도 판단하지 않았으니 이 사건은 판례 없이 비용만 남겼다. 팔레스타인을 말하는 언론인을 상대로 한 소송이 판결 없이도 2년의 침묵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 준 사례로 기록한다. 야니스 바루파키스는 “현대판 매카시즘”이 물러났다고 썼다.
This is a win for every Australian who values our democratic right to freedom of political expression.
— Mary Kostakidis (@MaryKostakidis) 2026년 9월 11일
1. 노동부가 개정 노조법 6개월의 성과를 발표하고, 국회에서는 파병과 장관 후보자를 두고 야당의 목소리가 겹친 하루였다. 성명들이 겨눈 곳은 제각각이지만 정부가 내놓은 말과 현장의 숫자 사이의 거리를 재는 방식은 닮아 있다. 하청 노동자가 원청과 직접 교섭할 수 있게 한 개정 노조법이 시행 6개월을 맞았고, 정부와 현장의 평가가 갈렸다. 고용노동부가 현대제철 원 · 하청 산업안전 단체협약을 ‘1호 단협’으로 알리자 금속노조는 논평 「자화자찬보다 반성 먼저」에서 “한 개 사례를 앞세워 성과를 포장하는 고용노동부의 작태가 민망하기 짝이 없다”고 했다. 원청과 교섭 테이블에 앉아 보지도 못한 곳이 “절대 다수”라는 것이다. 숫자는 공공운수노조가 냈다. 원청 70곳에 교섭을 요구해 첫 교섭 자리까지 간 곳은 17곳이고, 노조는 “정부가 공공부문에 교섭 응낙과 성실교섭을 요구하는 지침을 내려야 한다”고 요구했다. 금속노조는 이날 「“주가 하락 우려” 국민연금에 안전 문제 알리지 말라는 HL만도」도 냈다. 노동자가 숨진 공장의 안전 문제를 주주인 국민연금에 알리지 말라는 회사에 “중대재해는 경영 실패의 결과”라고 답한 논평이다. 정부가 성과로 꼽은 것은 안전 교섭 한 건이었고, 그날 한 회사는 안전 문제를 주주에게 알리지 말라고 했다. 6개월은 이 두 장면 사이에 있다.
2. 파병에서는 야당이 정부의 말과 행동 사이를 파고들었다. 조국혁신당 · 사회민주당 · 기본소득당 등 야당 의원들은 11일 국회 회견에서 파병 검토의 즉각 중단과 불가 선언을 요구했다. 김준형 혁신당 원내대표는 “결정된 바 없다 하며 행동으로 파병을 준비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즉각 멈춰달라”고 했다. 기지와 정박지, 정비 · 보급 여건을 조사하고 온 조사단이 그 행동이다. 참여연대 평화군축센터가 9일 올린 「시민대행진」 공지대로 12일 오후 4시 종로에서 미 대사관을 거쳐 청와대로 가는 행진이 예정돼 있다. 국회의 요구와 거리의 일정이 한 주에 겹쳤다.
3.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위성정당 논쟁에는 진보정당이 다른 각도로 들어왔다. 정의당은 새벽에 낸 성명 「내로남불도 정도껏, 용혜인 장관 후보자는 궤변을 멈춰라」에서 “위성정당을 만든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모두 끊어야 공정하다”는 용혜인 후보자의 말에 “그 말을 용혜인 후보자가 할 자격은 없다”고 답했다. 정의당은 “꼼수 위성정당에 기생하길 거부하고 당당히 국민들께 평가 받았다”고 자신을 소개하며, 후보자에게는 사과를, 거대 양당에는 위성정당 폐지를 함께 요구했다. 위성정당을 거부하고 보조금 없이 선거를 치른 쪽의 발언이라 무게가 다르다.
4. 종묘 앞 초고층 개발에도 문제 제기가 이어졌다. 참여연대는 성명 「국토부장관은 종묘 앞 초고층 개발 사업에 대해 조속히 시정명령 조치를 취하라」에서 세운4구역 사업이 국가유산청의 세계유산 영향평가 요구를 건너뛰고 진행됐다며, 국토부 장관이 지방자치법에 따라 시정명령을 내리고 서울시와 SH가 사업을 멈추라고 요구했다. 한편 민주노총은 13일 오후 2시 서울고용노동청 앞에서 청와대로 행진하는 「2026 전국이주노동자대회」를 예고했다. 이주노동자 200만 명 시대의 착취와 중대재해가 그날의 의제다.
오픈AI가 오랜 수학 난제를 풀었다는 소식에서 딘 베이커는 문장의 주어를 바꾼다. 뉴욕대 수학자 트리스탄 벅마스터와 레벤트 알포게가 먼저 내놓은 연구에 회사가 접근해 빠르게 답을 냈고 저자 표기는 빠졌다는 것이 논란의 핵심이라고 그는 정리한다. 그래서 “문제의 주체는 AI가 아니라 샘 올트먼과 그의 회사”라는 문장이 나온다. 이 글이 기술의 놀라움 대신 묻는 것은 규범이다. 연구를 먼저 공개한 사람이 손해를 본다면 누구도 먼저 공개하지 않을 것이고, AI를 가진 쪽이 그 규범을 공유하지 않으면 과학의 개방성 자체가 흔들린다. 책임을 기계에서 소유주로 옮겨 놓고 나면, AI 논쟁의 상대가 누구인지도 분명해진다.
통항의 자유를 지키러 간다는 정부 설명에 ‘그 자유를 잃을 수도 있다’는 계산이 빠져 있다고 이수형은 지적한다. 근거는 세 가지다. 평화 지향이라는 국제적 평판을 잃고, 나토 주요국도 거부한 요청에 동맹 의무라는 이름으로 응하며, 무력 사용을 금지한 유엔헌장 2조 4항을 어긴 전쟁에 가담해 이란의 보복으로 “오히려 원유 수송로를 잃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정부가 파병의 이유로 내세우는 통항의 자유가 파병 때문에 더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이 역산은 정부 쪽 설명 어디에도 없다. 그가 결론으로 놓은 ‘전략적 자율성’은 파병 반대 진영에서도 자주 쓰는 말이지만, 이 글은 그 말을 안보 계산으로 뒷받침한다는 점이 다르다.
정부 편이던 부동산 분석가 한 사람이 돌아섰다. 이 사설의 논거는 사실상 그것뿐이다. 대통령이 토론회에서 ‘선생’이라 부른 이광수 대표의 “집값이 계속 올라 부동산이 정권의 몸통을 잡을 것”이라는 말을 옮기고, 통화량과 마이너스 실질금리와 공급 부족을 원인으로 든 다음, 대출 규제와 세금 강화는 문재인 정부에서 실패가 검증됐다고 닫는다. 이 사설이 말하지 않는 것은 누구에게 집을 공급할 것인가다. 수요가 몰리는 곳에 대량 공급하라는 처방은 그 수요가 실거주인지 자산 수요인지 가리지 않는다. 대통령의 보유세 발언이 나온 지 두 달이 안 된 시점에 조선일보가 ‘공급’으로 논의를 되돌리는 것은, 세금 이야기가 지면에서 사라지기를 바라는 쪽의 선택이기도 하다.
용혜인 후보자가 “야당 현역 의원”이라고 자처한 대목을 잡아 “어불성설”이라 한 지적은 정확하다. 2024년 더불어민주연합 비례로 당선된 뒤 ‘꼼수 제명’으로 기본소득당에 돌아간 경위도 사설이 적은 그대로다. 사설이 건너뛴 것은 그 경위를 가능하게 한 제도의 설계자다. 2020년 위성정당을 먼저 만든 쪽은 미래한국당, 곧 지금의 국민의힘이었고 사설은 그 이름을 한 번도 부르지 않는다. “공정의 가치가 중시되는 시대에 편법과 꼼수의 덕을 입은 정치인”이라는 마지막 문장은 후보자 한 사람에게만 향한다. 편법을 설계한 정당과 그 편법의 수혜자를 같은 저울에 올리지 않는 한, 이 사설의 공정은 반쪽이다.
반도체 웨이퍼를 11년 연마하고 세정하다 44세에 혈액암의 일종인 골수형성이상증후군 진단을 받은 노동자의 산재 유족급여를 근로복지공단은 거절했고, 서울행정법원에 이어 서울고등법원도 그 거절을 뒤집었다. 박상현이 짚는 판결의 핵심은 두 가지다. 한 차례의 측정이 여러 해의 누적 노출을 대신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노출 기준 미만이라는 수치가 인과관계를 부정하는 결정적 반증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디클로로메탄과 불산, 부족한 환기, 주 60시간 교대근무를 법원은 서류 너머의 이력으로 읽었다. 논쟁거리는 여기서 시작된다. 이 기준을 반도체 밖의 다른 업종에도 적용할 수 있는지, 그리고 공단이 계속 항소로 시간을 끄는 구조를 법원의 판단만으로 바꿀 수 있는지다.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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