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정의로 지역과 현장을 잇자”…‘기후정의실천단’ 첫 발

전국의 기후재난과 산업전환 현장 이어, 927 기후정의행진으로

일상이 된 기후재앙과 불평등에 맞서 모두의 존엄을 외치는 927 기후정의행진을 앞두고, 지역 곳곳 기후재난의 현장들을 연결하는 기후정의실천단이 첫걸음을 디뎠다.

‘2025 기후정의실천단’은 4일 오전 광화문 광장에서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과 현장들을 기후정의로 잇는 힘찬 한 걸음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2025 기후정의실천단 선포 기자회견" 현장. 민주노총 제공

민주노총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회의 제안으로 시작된 이번 실천단에는 기후정의동맹과 기후위기비상행동을 비롯해, 진보정당(노동당, 녹색당, 정의당, 진보당), ‘정의로운 전환을 향한 도약’과 ‘노동해방을 위한 좌파활동가 전국결집’이 주최 단위로 결합했고, 민주노동연구원과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가 주관 단위로 함께한다. 실천단 활동에는 전국의 노동자·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기후정의실천단은 “노동·사회운동, 청년학생이 함께하는 공동 실천단”으로, 오는 9월 22일 인천 한국지엠공장을 시작으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동탄 쿠팡 물류센터, 태안 석탄화력발전소, 군산 새만금신공항 현장 등을 거쳐 26일 서울에서 열리는 발전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업 결의대회와 가덕도신공항 반대 농성, ‘공공재생에너지법 제정! 정의로운 전환 쟁취! 기후정의 노동자·시민대회’에 참여하고, 27일 기후정의행진에 함께한다.

이들은 “서울에서 부산까지, 광양에서 삼척까지, 태안에서 울산까지, 자동차 공장과 물류센터, 핵발전소와 신공항 건설지, 반도체 공단과 화석연료 발전소, 기후악당 재벌기업 현장과 새만금 갯벌, 이 좁은 땅에는 이렇게도 기후위기, 기후재난에 시달리는 전환의 현장들이 산재해 있었다”면서, “전국의 기후위기 현장을 돌며 함께 만들어가는 이번 기후정의 실천단 활동에 민주노총 조합원은 물론, 기후정의 시민, 청년학생 등 수백 명이 함께할 것”이라 밝혔다.

또한 “올해 말부터 온실가스 배출 감축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들이 폐쇄되기 시작”하지만, “에너지 공공성도, 노동자 고용도, 지역사회 안녕도 내팽개쳐지고 있다”면서 “노동운동과 기후운동, 진보정당이 함께 시작하는 기후정의실천단은, 더 이상 아무도 뒤처지거나 배제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을, 소수의 가진 이들의 이익을 위해, 함께 사는 우리의 지역과 현장이 무너질 수는 없다는 것을 알려낼 것”이라 강조했다.

“정의로운 전환의 주체로, 모든 기후 부정의에 맞서 싸우는 민주노조로”

홍지욱 민주노총 기후위기대응특별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산업전환과 기후재난의 현장에는 반드시 노동자가 있다”며, 노동자들은 “더 이상 (기후위기)를 남의 일로 치부하거나, 산업폐기물로 폐기되는 존재가 아닌, 정의로운 산업전환의 주체로 나서겠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기후재난으로부터 인간의 존엄을 지키기 위해 모든 기후 부정의에 맞서 싸우는 민주노조 운동으로 나서겠다”면서 실천단에 참여하는 각오를 밝혔다.

이상섭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기후위기는 구체적인 재난으로 우리의 일터와 삶터 한가운데서 발생하지만 위기에 대한 대응은 선언이나 수치에 그치는 날들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재명 정부가 들어섰지만 여전히 경제성장과 개발을 우선하는 정책을 멈추지 않고 있다”는 점을 규탄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의 집권을 가능하게 했던 지난 겨울의 “민주주의의 광장”은, “차별과 불평등을 끝내고 새로운 세상을 만들자는 열망의 공간이었다”고 환기하고, “기후정의 없이는 민주주의도 없다”, “차별과 배제는 민주주의와 함께 갈 수 없다”, “불평등은 진정한 민주주의의 적”이라며 “기후정의를 위한 실천으로 지난 겨울의 광장을 이어나가자”고 힘 주어 말했다.

"2025 기후정의실천단 선포 기자회견" 현장. 민주노총 제공

박슬기 공공운수노조 한국발전기술지부 사무국장은 쿠팡 등에서 일하는 물류창고·택배 노동자들, 배달라이더들 등 노동자들은 폭염과 폭우가 덮친 일터를 지키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짚고는, 발전소 노동자들은 또한 올해 12월 태안1호기를 시작으로 하는 석탄화력발전소의 연쇄적 폐쇄에 따라 어렵게 지탱해 온 일터를 잃게 될 위기에 놓여 있다고 환기했다.

박 사무국장은 노동자들은 “어느 누구도 해고되지 않고 공공재생에너지를 통해 일자리를 보장받는 정의로운 전환을 원한다”면서 공공재생에너지는 “전력 산업 민영화”를 막아내고 모든 시민을 위한 에너지 공공성을 지키는 대안이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서 발전 노동자들은 지난달 27일 1차 파업을 통해 이같은 요구를 대통령실에 전달했다면서, 정부가 답을 내놓지 않는다면 9월 26일 2차 파업과 9월 27일 기후정의행진으로 이어지는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덧붙여, “민주노총 기후정의실천단 동지들의 전국 순회로, 정의로운 전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격려 당부드린다”고 이야기했다.

“노동자·시민·청년학생 함께, 생명과 노동과 모두의 평등한 삶을”

김은정 기후위기비상행동 공동운영위원장은 “해마다 새로운 기록을 갈아치우는 기온과 날씨 지표는 매일의 일터가 더 이상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지만 위험으로부터 우리의 노동을 지킬 수 있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는 여전히 더디고 멀리 있다”면서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노동, 삶을 지키는 건강한 노동을 쟁취하는 것이야말로 기후정의일 것”이라 말했다.

김 공동운영위원장은 또한, 이번 각 지역 현장 노동자들과 함께하는 이번 기후정의실천단이 “각 지역의 현장을 이어 기후정의로 가는 큰 길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9월 27일 기후정의행진으로 이어지는 이번 여정에 “노동자뿐 아니라 시민, 청년학생들의 응원과 동참이 필요하다”고 짚고는, “적극적인 참여와 관심으로 생명과 노동과 모두의 평등한 삶을 지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2025 기후정의실천단 선포 기자회견" 현장. 민주노총 제공

“기후재앙의 뿌리, 자본주의에 맞서 기후정의를”

이백윤 노동당 대표는 “모두의 삶을 송두리째 위협하고 있는 이 재앙은 더 많은 이윤을 위해 더 많이 생산하고 더 많이 소비하게 만들었던 이 자본주의 시스템 때문”이라고 강조하고, 그런데 “탄소 시장 거래, 기술지상주의, ‘녹색성장’이란 이름으로 포장된 이윤놀음”에만 열중하는 “편법과 무늬만 해법이 난무할 뿐”이라고 짚었다. 이 대표는 이러한 현실에 맞서, “기후재앙을 물리치고 기후정의를 현실로 만들기 위해 기후시민과 노동자들이 전국을 돌며 함께 기후정의와 불평등 타파를 외칠 것”이라며, 이번 기후정의실천단은 “무한 소비로 굴러가는 자본주의 말고 국가와 사회가 삶을 책임지는 공공서비스를 강화”하는 등, “기후정의와 불평등 타파를 위한 과제들을 실현하기 위한 힘찬 도약이 될 것”이라 믿고, 노동당도 함께 걷겠다는 연대의 결의를 밝혔다.

이상현 녹색당 공동대표도 “이재명 정부는 수많은 시민들의 염원에도 불구하고, 국정과제로 가덕도, 새만금, 제주제2공항을 비롯한 전국의 신공항을 신속하게 짓겠다고 발표”하고, AI·데이터센터 등 ‘미래지향적 이름을 붙여, 토건개발 시대의 망령”을 불러오고 있다면서, 이제 맞서 “공항 말고 기후정의를 외치는 시민의 결집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또한 “석탄화력발전소 폐쇄를 앞둔 발전노동자들의 눈물과 외침 앞에, 공공재생에너지 전환을 더는 미룰 수 없다”면서, 이번 기후정의실천단 활동으로 “기후위기 시대, 삶을 지키고 대안을 외치는 기후정의의 외침을 풀뿌리에서부터, 현장에서부터, 아래에서부터 함께 모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히고, 녹색당도 함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기후정의실천단에 함께하기를 원하는 이들은 9월 17일(수)까지 웹페이지를 통해 참가신청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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