옆에 더 작고 더 뜨거운 동반성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적색초거성이다. 관측은 남아프리카 대형망원경(Southern African Large Telescope, SALT)으로 진행.
수십 년 동안 천문학자들은 남반구에서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은하인 대마젤란은하(Large Magellanic Cloud)에 있는 거대한 초질량 별 WOH G64를 관측해왔다. 이 별은 태양보다 1,500배 이상 크고, 에너지를 10만 배 이상 더 방출한다. 오랫동안 적색초거성 WOH G64는 연료가 고갈되기 시작하면서 물질을 방출하고 부피를 키우는 등 생애의 끝을 향해 안정적으로 나아가는 별처럼 보였다.
천문학자들은 그 최후가 곧 닥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했다. 알려진 적색초거성이 실제로 죽는 장면을 본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남아프리카 대형망원경(Southern African Large Telescope, SALT)을 활용해 연구를 진행한 우리 연구팀을 포함한 천문학자들은 이 별이 이전보다 어두워지고 겉보기 온도가 상승하는 등 변화를 시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 결과는 과학자들을 놀라게 했으며, 별의 생애 마지막 단계가 과거에 생각했던 것보다 더 복잡하고 더 빠르게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태양 질량의 약 8배를 넘는 거대질량별은 우리가 빛으로 관측하는 막대한 에너지를 방출하기 때문에 태양이 수십억 년을 사는 것과 달리 수백만 년 만에 연료를 소진한다.
대부분의 거대질량별은 생애 마지막 약 백만 년 동안 거대하고 차가운 별, 즉 적색초거성으로 진화한다. 모든 적색초거성은 기체 항성을 방출하며 질량을 잃는다. 일부는 이를 매우 강하게 일으켜, 별이 방출한 기체와 미세한 모래알 같은 고체 입자를 포함한 물질에 둘러싸인다. 천문학에서는 이를 먼지라고 부른다. 그 결과 이 별들은 가시광에서는 어둡게 보이지만, 먼지가 복사하는 적외선에서는 매우 밝게 보인다.
1960년대 스웨덴 천문학자 베스테를룬드(Westerlund), 올란데르(Olander), 헤딘(Hedin)은 적색별 목록에서 64번 천체를 발견했다. 그들은 이 천체를 특별하지 않은 적색거성으로 여겼다. 이는 태양과 대부분의 별이 말년에 도달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1980년대에 미국항공우주국(NASA), 영국, 네덜란드가 적외선천문위성(InfraRed Astronomical Satellite)을 발사하자 엘리아스(Elias), 프로겔(Frogel), 슈베어링(Schwering)은 WOH G64가 1,000개가 넘는 적색초거성을 포함한 대마젤란은하 전체에서 가장 밝고, 가장 차갑고, 먼지가 많은 적색초거성임을 발견했다. 이후 수십 년 동안의 추가 관측은 이러한 맥동성 별에서 예상되는 강하고 안정적인 광도 변조를 확인했다.
2024년 우리 연구팀(이 글의 두 저자와 독일 및 미국의 협력 연구자들)은 유럽남방천문대(European Southern Observatory, ESO)의 망원경을 이용해 WOH G64의 근접 영상을 촬영하는 데 성공했고, 별 근처에 새롭게 형성된 먼지 구름을 밝혀냈다. 이는 다른 은하에 있는 별을 촬영한 영상 가운데 가장 선명한 것이었다. 이는 지구에서 달 위를 걷는 우주비행사를 식별하는 것에 비유할 수 있다. 우리는 지난 10년 동안 이 별이 예상치 못하게 이전보다 훨씬 많은 먼지를 방출하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러나 당시에는 그 이유와 과정을 알지 못했다.
WOH G64는 방출한 먼지 구름 때문에 어두워졌을 가능성이 있으며, 맥동 주기가 줄고 조금 더 빨라졌다. 이는 별이 수축했음을 시사한다. 동시에 별은 훨씬 더 뜨겁게 보였고, 일부 연구자들은 이 별이 생애의 새로운 단계, 즉 최후를 향해 가는 황색극대거성(yellow hypergiant) 단계에 진입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모든 현상은 인간의 시간 척도에서 일어난다. 이는 일반적으로 별을 관측할 때 보기 어려운 일이다. 이 점은 WOH G64를 더욱 특별하게 만든다. 이 별은 우리가 거대질량별의 마지막 죽음의 몸부림을 목격할 기회를 제공하는가?
2026년이 시작되면서 우리는 남아프리카 대형망원경(SALT)으로 얻은 관측 결과를 발표했고, 이를 통해 WOH G64에서 일어나는 현상에 대한 단서를 얻었다. SALT 관측은 별 주변에 이온이 압도적으로 존재함을 보여준다. 이는 훨씬 더 뜨거운 별이 기체를 고온으로 가열한다는 사실을 의미한다. 1980년대부터 고온 기체를 관측해왔으므로 이는 놀라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는 동시에 분자의 흔적도 발견했다. 이는 분자가 고온에서 분해되므로 차가운 기체가 존재함을 의미하며, 적색초거성의 대기에서 기원했을 가능성이 크다. 적어도 아직까지 이 별이 황색극대거성으로 완전히 전환했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오랫동안 천문학자들은 이 적색초거성 곁에 더 작고 더 뜨거운 동반성이 존재한다고 의심해왔다. 그러나 학술 논문에서 이를 명확히 주장하는 데에는 신중했다. 이제 그 존재는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요소로 보인다. 우리의 관측을 설명하는 한 가지 방법은, 더 뜨겁고 푸르게 보이는 이 별이 더 크고 차가운 적색 동반성의 항성풍에서 포획한 기체를 가열한다는 것이다. 적색초거성이 어두워지면서 가열된 기체의 존재가 더욱 두드러지게 드러났다.
만약 이 푸른 별의 공전 궤도가 원형이 아니라 상당히 찌그러진 타원 궤도라면, 두 별 사이의 거리는 변한다. 최근 몇 년 사이 이 별이 더 가까이 접근했을 수 있으며, 그 중력이 적색초거성의 대기를 팽창시켰을 가능성이 있다. 이로 인해 전체적으로 대기가 더 투명해져 내부의 더 따뜻한 영역을 볼 수 있게 되었고, 일부 영역에는 차갑고 어두운 분자 구름이 남았을 수 있다. 또한 항성풍의 바깥 영역에서 먼지가 더 쉽게 형성되었을 가능성도 있다.
이 해석이 옳다면 푸른 별이 다시 궤도를 따라 멀어지기 시작할 때 WOH G64는 이전의 적색초거성으로서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다. 반대로 외피를 완전히 벗어던졌다면 분자는 사라지고 먼지도 함께 사라지며 우리는 별을 더욱 깨끗하게 관측할 수 있다. 물론 WOH G64는 또 다른 예기치 못한 변화를 보일 수도 있다. 이 별은 천문학자들에게 겸손함을 가르친다.
[출처] A giant star is changing before our eyes and astronomers are watching in real time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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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이치 오나카(Keiichi Ohnaka)는 칠레 안드레스 베요 대학교(Universidad Andrés Bello) 부교수이다. 야코 판 룬(Jacco van Loon)은 영국 킬 대학교(Keele University) 천체물리학 리더(Reader in Astrophysics)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