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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세상
데일리 큐레이션 |
DAILY CURATION
2026/09/09(수)
어제 16시 — 오늘 16시의 세계 |
거듭되는 사건 사고들. 쏟아지는 온갖 보도와 입장들.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읽고 이해해야 하는 거지? 답답했던 이들을 위한 참세상의 신규 콘텐츠, ‘데일리 큐레이션’을 시작합니다. 어제 오후 4시부터 오늘 오후 4시까지, 국내외 여러 매체와 온라인 커뮤니티에 떠도는 세상의 소식을 민중의 관점으로 고르고 톺아봐 매일 저녁 전합니다. 다른 세계를 향해 고민하고 투쟁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많은 관심과 의견 부탁드립니다.
| 1 | 나라 소득은 4만 달러 문턱에 섰는데 청년 취업자는 46개월째 줄었다. 그 사이 늘어난 돈이 어느 계좌에 머물렀는지를 심층 분석 첫 편이 따라간다. |
| 2 | 서울시의회 상임위를 넘은 중증장애인 공공일자리 조례에 국민의힘은 ‘청부 조례’라는 말을 붙였고, 전장연에는 서울교통공사의 다섯 번째 손해배상 소장이 왔다. 낙인과 소장이 같은 주에 온 이유를 심층 분석 두 번째 편이 묻는다. |
| 3 | 미군은 이란 유조선 다섯 척을 부쉈다고 했고 이란은 미군 무인잠수정을 나포했다고 밝혔다. 같은 날 서울에서는 601개 단체가 파병 반대를 외쳤다. |
| 4 | HL만도 하청노동자 김승모 씨의 유족이 49재 날 서울노동청 로비에 분향소를 차렸다. 압수수색까지 16일이 걸렸고 본사는 그마저 비켜 갔다는 것이 로비에서 자는 이유다. 오늘의 주장으로 이어진다. |
| 5 | 962일 만에 학교로 돌아간 교사는 첫날 감사 인사 대신 요구 목록을 읽었고, 부산대 벽에는 파병 반대 대자보가 붙었다. 돌아온 사람과 나선 사람들의 발신을 온라인 광장에서 모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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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8일 내놓은 2분기 국민소득 잠정치에 따르면 올해 1인당 국민총소득(GNI)이 처음으로 4만 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재 가격으로 계산한 상반기 명목 GNI가 지난해보다 21.8% 늘어난 덕이다. 다음 날 국가데이터처의 8월 고용동향은 다른 숫자를 냈다. 취업자는 18만 4천 명 늘었지만 15~29세 청년 취업자는 14만 3천 명 줄어 2022년 11월부터 46개월째 감소했다. 청년 고용률은 44.1%로 28개월째 떨어졌고, 청년 실업률 5.4%는 8월 기준으로 2022년 이후 가장 높다.
소득이 뛴 이유는 반도체다. 올해 1~8월 수출 6,933억 달러 가운데 반도체가 40%였고, 수출품 가격 지수인 2분기 수출 디플레이터는 56.6% 올랐다. 그 돈의 행선지는 국민계정이 보여 준다. 2분기 기업 몫인 총영업잉여는 1년 전보다 48.2% 늘었지만 노동자 몫인 피용자보수는 8.1% 느는 데 그쳤다. 실질 GNI가 15.6% 늘 때 가계가 쓸 수 있는 소득은 5.5% 늘었다. 총저축률은 45.6%로 1970년 이후 가장 높고, 국내총투자율은 24.2%로 1975년 이후 가장 낮다. 번 돈이 임금으로도 국내 투자로도 가지 않고 쌓이거나 나라 밖으로 나갔다는 뜻이다. 한은도 기업소득이 가계소득으로 옮겨 가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인정했다.
경향신문 사설은 이 지표를 ‘착시’라 불렀고, 중앙일보 사설은 “내수는 마이너스 성장”이라고 썼다. 두 지면 모두 늘어난 이윤이 어디에 머물러 있는지는 묻지 않았다. 청년 고용 감소는 반도체 호황 전인 2022년 말부터 이어져 온 흐름이다. 호황이 그 흐름을 바꾸지 않았다는 것이 이번 통계의 요점이다. 생산성이 오를 때 임금이 따라 오르게 하는 힘이 무엇인지를 딘 베이커는 참세상 칼럼에서 노조로 설명한다. 그 시절 미국의 노조 가입률은 33%였고 지금은 6%다.
먼저 환율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거나 3,500억 달러 대미투자가 집행되면 달러로 환산한 소득은 줄어든다. 다음은 반도체 세수로 만든다는 미래대응기금이 기업으로 돌아가는지 가계로 오는지다. 끝으로 국회 예산 심사에서 청년 고용과 돌봄 예산이 얼마나 복원되는지를 본다. 4만 달러는 평균의 숫자다. 그 평균 아래에서 46개월을 보낸 사람들에게는 아직 도착하지 않은 숫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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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3일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를 조례에 다시 써 넣는 개정안을 의결했다. 최중증장애인이 권익옹호와 인식개선 활동으로 임금을 받는 일자리로, 본회의는 11일이다. 의결 직후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이를 “특정 단체의 세력 확장을 위해 다수의 위력으로 밀어붙인 명백한 청부 조례이자 입법 폭거”라고 불렀다. 정진우 서울시 복지실장은 과거 사업의 “50% 이상이 집회 · 시위성 캠페인”이었다는 말로 거들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는 8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 일자리는 ‘전장연 일자리’가 아니라 유엔 장애인권리협약을 알리는 공공일자리라고 반박했다. 하루 뒤에는 서울교통공사의 다섯 번째 손해배상 소장이 왔다고 알렸다.
서울시가 2023년 실태조사에서 2020~2022년 직무활동 17,228건 가운데 8,691건(50.4%)을 ‘집회 · 시위 · 캠페인’으로 묶어 집계한 데서 나왔다. 그런데 이 사업을 2020년에 만든 서울시의 공고는 권익옹호 직무의 사례로 “저상버스 인식개선 캠페인”과 “유엔 장애인권리협약 홍보”를 적어 놓았다. 캠페인은 설계된 직무였고, 설계자는 서울시다. 오세훈 시장의 서울시는 2023년 말 사업을 끝냈고 4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비마이너에 따르면 서울을 뺀 12개 자치단체는 지금도 1,686명을 고용한다. 낙인은 서울에서만 붙었다.
전장연은 2021년 11월 첫 소송 이후 서울교통공사가 청구한 손해배상액이 “총 11억 6,831만 원”이라고 밝혔다. 청구액에는 위자료가 들어 있어 “고통을 느낄 수 없는 지방공기업이 고통값을 청구했다”는 것이 전장연의 말이다. 활동가 16명이 연대책임으로 각자 11억 원 전액을 지고, 30여 명이 이미 형사 재판과 수사를 받고 있다. 전장연은 이를 전략적 봉쇄소송, SLAPP이라 부른다. 대응에 자원을 소진시켜 목소리를 줄이는 소송이라는 뜻이다. 8월 24일 전장연이 지하철 행동을 멈추고 시의회 민주당이 조례를 약속한 합의를 국민의힘은 “장애인의 권리를 볼모로 삼은” 거래라고 불렀고, 청년 AI 사업 예산 56억 원 전액 삭감을 이 조례와 나란히 세웠다. 장애인의 일자리와 청년의 예산을 맞바꾸는 구도는 국민의힘이 세웠다.
표결 자체보다 서울시가 통과된 조례에 예산으로 응하는지가 첫 관건이다. 손배소는 법원이 공기업의 위자료 청구를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다음 소송의 크기가 달라진다. ‘전장연 일자리’라는 말은 이미 중앙일보의 ‘40억 일자리’ 제목과 조선비즈의 “장애인 시위 예산”으로 지면에 옮겨 갔다. 조례가 통과되는 날 그 말이 사라질지 더 커질지를 지켜본다.
영국 정부는 8일 서안 정착촌에서 만든 상품의 수입을 금지하고 정착민 제재를 넓혔다. 이스라엘은 예루살렘의 영국 영사관을 닫고 코빈 등 의원 12명의 입국을 막았다. 영국이 막은 상품은 지난해 3,800만 파운드, 두 나라 교역의 1%가 안 된다. 지도 위의 정착촌은 그 1%에서 멈추지 않는다.
미국이 이란과의 전쟁에 한국 군함 파견을 요구하는 호르무즈 파병 문제를 두고, 참여연대 · 민주노총 ·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601개 단체가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회견을 열고 청와대 인근까지 행진한 날, 파병 대상이 될 세대는 학교 벽에 먼저 글을 붙였다. 서명 QR을 함께 붙인 대자보는 회견장 밖에서 시작된 반대의 형식이다. 이날 오후 전국여성연대와 민변도 회견 소식을 전했다. 파병 반대 평화행동은 12일 미국대사관을 거쳐 청와대까지 다시 행진한다.
오늘 부산대 3곳에 대자보와 서명 QR을 부착했습니다. 파병을 막기위해 대학생들의 힘이 필요합미다! 1. 침략전쟁에 파병 강요하는 미국을 강력히 규탄한다! 2. 20대 청년들을 총알받이로 내모는 호르무즈 파병 절대 반대한다!
— 부경 대진연 (@busanuniv) 2026년 9월 9일
복직 당일의 기자회견문은 감사 인사 대신 피해학생 회복 지원과 학교 성폭력 전수조사, 책임자 징계 요구로 채워졌다. 공익제보자가 돌아온 자리에서 무엇이 아직 안 바뀌었는지를 당사자들이 직접 적었다. 경향신문은 이날 학교 앞에 모인 이들을 ‘수많은 지혜복’이라고 불렀고,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피해학생의 곁에 섰다는 이유로” 겪은 전보와 해임을 되짚었다.
[기자회견문] 마침내 지혜복 교사가 학교로 돌아간다. 지혜복 교사는 2023년 5월 학내 성폭력 문제를 인지하고 해결에 나섰다. 그러나 A학교 관리자들은 성폭력 피해학생들의 신원을 유출시켰고, 피해학생들은 극심한 2차가해에 시달렸다. 지혜복 교사는 교육당국에 이를 제보하며 해결을 촉구했으나 돌아온 것은 부당한 전보라는 인사보복이었고, 이를 거부했다는 이유로 2024년 9월 27일 결국 해임되었다.
— A학교 공대위 (@aschooljustice) 2026년 9월 9일
필리핀 계절노동자 8명이 브로커를 형법상 노동력 착취 목적 약취 · 유인 혐의로 고소했다. 계절근로 비자를 미끼로 약 125만 원짜리 허위 대부계약을 맺게 한 뒤 상환 명목으로 225만 원을 가져갔고, 여권을 압수하고 이탈한 노동자에게는 현상금까지 걸었다는 것이 한겨레가 전한 고소장의 내용이다. 이주노동자 단체 사람이왔다는 이 제도를 “인신매매와 착취의 온상”이라 불렀고, 같은 날 영암 대불산단에서 철판 구조물에 깔린 베트남 노동자의 소식도 이어서 전했다. 브로커는 지자체가 부르는 계절노동자의 보증인이자 채권자였다.
검찰청을 기소 전담 공소청과 수사 전담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으로 나누는 10월 개편을 앞두고, 신장식 조국혁신당 대표는 9일 국회 대표연설에서 공소청 직제안을 “검찰 개혁이 아니라 검찰 개명”이라 불렀다. 법무부가 검사 정원을 281명 더 늘려 달라고 한 점, 중수청장 후보 김지용 씨가 윤석열 검찰총장을 편드는 연판장에 이름을 올렸던 점을 근거로 들었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법사위에서 “수정안을 논의 중”이라며 필요하면 입법예고를 다시 하겠다고 물러섰다. 중수청 정원 2,874명 가운데 지원자는 61%인 1,761명이고, 청장 추천위원 9명 중 검사 출신이 3명, 경찰 출신은 없었다. 참여연대는 이미 8일 이 직제안이 “검찰청의 조직을 거의 대부분 보전하는 내용”이라고 짚었다. 이름을 바꾸는 일과 조직을 바꾸는 일 사이의 거리를 10월 2일 출범 전에 좁힐 수 있는지가 갈림길이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의 탐사보도를 미국 퀸시연구소의 트리타 파르시가 옮기자 15만 명이 읽었다. 기습이라는 공식 서사와 사전 경고의 기록이 정면으로 부딪히는 지점이다. 파르시는 같은 글에서 10월 7일 직후 하마스가 민간인 인질 전원의 조건 없는 석방을 제안했고 바이든 정부도 이를 알았다고 썼다. 팔레스타인 주영대사 후삼 좀롯은 영국 전 외무장관에게서 “어리석고 비외교적인 대사”라는 말을 들었다고 밝혔다. 경고를 무시한 정부와 그 정부를 비판하는 대사 중 누가 비외교적인지가 이 논쟁의 축이다.
WOW! Haaretz investigation is a MUST-READ! The Netanyahu gov received numerous warnings - incl from the UAE's ruler 10 days before Oct 7 - that Hamas was planning an attack. The ultimate source of the warning was Hamas’ own Sinwar. Netanyahu ignored all the warnings and took no precautions. He didn't even convey it to the Israeli intelligence apparatus.
— Trita Parsi (@tparsi) 2026년 9월 9일
여론과 입법의 간극을 돈의 액수로 설명한 글이다. 미국인 열에 여덟이 인공지능 규제를 원하는데 의회가 움직이지 않는 이유를 샌더스는 세 단어로 줄였다. 같은 주 디 인터셉트는 국방부가 인공지능 기업들과 맺은 군사 계약의 세부를 보도했다. 규제를 요구하는 여론과 그 기업들에 계약을 주는 정부가 같은 나라에 있다. 참세상에 실린 딘 베이커의 칼럼은 이 문제를 분배의 문제로 읽는다.
81% of Americans believe Congress isn’t doing enough to regulate AI. They’re right. Why? 3 words: Follow the money. The AI industry is spending over $300 million against candidates who want to regulate AI. Tell Congress to stand up to Big Tech Oligarchs. Regulate AI.
— Bernie Sanders (@BernieSanders) 2026년 9월 9일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8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노란봉투법을 바꿔 부른 말이다. 원청 교섭과 쟁의 범위를 넓힌 노동조합법 개정을 두고 정부가 낸 노동쟁의 대상 시행지침에 대해 그는 “시행지침은 아무 법적 구속력이 없다. 즉 사안별로 정부 입맛에 따라 그때그때 맘대로 하겠다는 뜻”이라 했고, 법을 “법 적용 기준과 대상이 제멋대로 바뀌는 노란고무줄법”이라 불렀다. 지침이 법이 넓힌 쟁의권을 다시 좁혔다는 노동계의 비판과 겉으로는 같은 곳을 가리킨다. 다만 국민의힘의 고무줄은 법 자체를 걷어내는 쪽으로 당겨진다. 같은 말이 누구의 손에 있느냐에 따라 반대 방향으로 늘어나는 것이 이 단어의 쓰임이다.
선우정 조선일보 논설위원이 9일 칼럼 「삼류 전성시대」에서 용혜인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를 ‘삼류’,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사류’로 부르며 쓴 문장이다. 두 후보자의 겸직과 청탁 의혹은 각각 검증할 일이지만, 이 칼럼은 의혹을 따지는 대신 사람에게 ‘류’를 매겼다. 등급을 매기는 문장은 그 등급표를 누가 만들었는지 묻지 않는다. 미디어오늘이 정리한 칼럼에서 ‘일류’로 호명된 사람은 전임 장관이었다.
1. 미국이 요구하는 호르무즈 파병을 두고 오늘 각계가 한자리에서 거부를 선언했다. 한국여성단체연합을 비롯한 601개 단체는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미국은 호르무즈 파병 강요말라! 이재명 정부는 단호히 거부하라!”는 회견문을 읽고 “우리의 청년들을 부당한 침략전쟁의 희생양으로 내어줄 수는 없다”고 했다. 이정아 여성단체연합 대표는 한국이 “전쟁의 공범이 아니라 평화의 중재자여야 한다”고 말했고,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분단국의 정부가 파병을 고민하는 것 자체를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고 했다. 청와대는 전날 파리에서 “지금 검토 진행 중이며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을 냈다. 601개 단체의 답은 열어 놓을 것이 없다는 쪽이다.
2. 하청노동자의 죽음 49일째, 유족은 노동청 로비에 분향소를 차렸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8일 “만도 고 김승모 유족 및 대책위, 서울고용노동청 무기한 농성 돌입”을 알리며 유가족이 “무성의한 답변을 듣고 집에 돌아갈 수 없다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참세상이 전한 로비의 밤에서 대책위는 사망 뒤 압수수색까지 16일이 걸렸고 그마저 본사는 빠졌다며 정몽원 회장의 강제수사를 요구했다. 정의당은 “HL만도는 온전한 책임을, 정부에는 엄정한 수사를 요구한다”며 “98년생 노동자가 죽었습니다”라는 문장으로 성명을 열었다. 같은 날 시행에 들어간 공공부문 도급노동자 보호지침을 두고는 직영화 원칙이 빠졌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한편 공공운수노조는 “6년 투쟁의 결실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 소속기관 전환”을 알렸다. 2006년부터 민간에 맡겨졌던 고객센터를 공단 소속기관으로 되돌리는 협의가 9일 마무리 단계에 들어갔다. 외주화된 자리가 되돌아오는 데 6년이 걸렸다.
3. ‘전장연 일자리’라는 낙인에 장애인 단체와 정당이 함께 맞섰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8일 긴급 기자회견에서 “‘전장연 일자리’가 아니라, UN장애인권리협약을 홍보하는 권리중심공공일자리입니다”라고 했고, 노동당은 서울시와 국민의힘이 중증장애인을 “‘집회 · 시위에 동원된다’며 폄훼하거나, 권리중심 공공일자리를 ‘기형적’ 일자리로 부르는” 것을 두고 “혐오 발언이 권리중심 공공일자리의 존재 이유를 증명할 뿐”이라고 받아쳤다. 전장연은 11일 본회의 날 오후 2시 시의회 앞에서 조례 개정을 환영하고 왜곡 중단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연다. 심층 분석에서 다룬 손배소와 낙인의 구조가 조직들의 일정으로 옮겨 가는 지점이다.
4. 여성의 몸과 일터에서 제도가 멈춘 자리를 두 성명이 짚었다. 정의당은 “미프진 허가가 끝이 아니다. 여성 앞의 문턱을 낮춰라”며 “2019년 헌법재판소의 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7년이 지났지만 국회는 임신중지에 관한 새로운 제도를 마련하지 못했고, 그 부담은 고스란히 여성들에게 돌아갔다”고 썼다. 민주노총은 “고용평등공시제, 더는 표류시키지 말라”며 성별 임금 격차를 기업별로 공개하는 제도의 연내 도입을 요구했다. 한편 참여연대는 2차 종합특검이 계엄군의 위치보고장비 미사용 정황을 제보받고도 국가수사본부에 넘기지 않았다며 “종합특검은 계엄군 불법작전 제보자료 즉시 이첩하라”고 했고, 녹색당은 3대 메가프로젝트에 필요하다는 27.7GW가 “현재 가동중인 26기의 핵발전소의 용량을 다 더한 것보다 많다”며 신규 핵발전소 건설과 노후 핵발전 수명 연장에 반대했다.
미군이 이란 유조선을 부수고 브렌트유가 100달러에 다가선 날, 참세상은 봉쇄를 화폐 질서의 문제로 읽는 이 칼럼을 실었다. 허드슨은 미국의 봉쇄로 세계 석유 · 비료 · 식량 교역의 25%가 막혔다고 짚고, 이 위기가 “기존의 미국 달러 중심 세계 통화질서와 IMF의 역할을 끝내는 정치적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내다본다. 1940년대 미국이 세계 통화용 금의 75%를 쥐고 있던 시절 케인스가 내놓은 채권국의 채무 감면안이 왜 미완성으로 남았는지가 글의 뼈대다. 새 통화질서가 누구에게 유리한 재편일지는 칼럼도 답하지 않는다. 전쟁으로 시작된 균열이 화폐의 언어로 논의된다는 사실이 이 전쟁의 이해관계를 다시 보게 한다.
“현행 선거법을 개정하지 않으면 언제든 제2, 제3의 용혜인이 나올 수 있다”고 사설은 쓴다. 그 첫 번째를 가능하게 한 위성정당의 원조는 2020년 국민의힘 전신이 만든 미래한국당이었다. 사설도 두 당 모두에게 6년 전 약속대로 위성정당을 없애라고 요구하고, 2024년 총선 비례 무효표가 130만 9,931표로 4.4%였다는 수치를 든다. 그 결론에는 이견이 없다. 문제는 제도의 결함을 말하는 사설이 제목에서는 ‘기생충’이라는 말을 한 사람에게 붙이고, 본문에서는 “종북 논란의 진보당”이라는 낙인을 하나 더 붙인다는 점이다. 제도를 고치자는 글이 사람을 벌레로 부르면, 독자에게 남는 것은 낙인 쪽이다.
이 사설은 반도체 수출 기업의 “엄청난 성장세”와 “내수는 마이너스 성장을 하는 극심한 양극화 현상”을 한 문단에 적고, 7월 청년 취업자가 1년 전보다 19만 1천 명 줄었다는 수치를 든다. 여기까지는 정확하다. 사설이 내놓는 해법은 “일률적인 정년 연장 같은 반(反)청년 정책”을 막자는 것뿐이다. 늘어난 이윤이 왜 임금과 내수로 흐르지 않았는지, 반도체 기업의 이익이 어디에 쌓였는지는 사설에 없다. 청년의 일자리를 노년의 일자리와 맞바꾸는 프레임은 이윤의 행방을 묻지 않아도 되게 해 준다.
같은 날 동아일보도 「대미투자 1, 2호 가스 화력-원전… 상업적 합리성 지켜내야」라는 사설을 냈다. 성향이 다른 두 지면이 같은 표현을 고른 것이 이 사설을 읽는 맥락이다. 한겨레는 대미 투자가 “원리금을 회수할 수 있는지, 즉 ‘상업적 합리성’ 요건의 충족 여부”로 판단돼야 한다며 “자칫 자금은 우리가 대고 사업 주도권과 이익은 웨스팅하우스가 가져가는 구도가 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미국의 요구를 다 받으면 “‘현금자판기’ 신세를 면할 수 없다”는 문장도 있다. 그런데 3,500억 달러가 미국에서 원리금을 회수하는 동안 그 돈이 국내에서 하지 못하게 되는 일은 두 사설 어디에도 없다. 합리성이 누구의 장부를 기준으로 계산되는지를 묻는 데서 두 지면의 차이가 갈릴 것이다.
대법관 공백을 다룬 사설은 많지만 그 공백이 어느 쪽으로 기울어 있는지를 숫자로 적은 사설은 드물다. 경향은 청와대가 손봉기 후보자 서면 제청을 반려한 지 11일째 “대법원 시계는 멈춰 있다”고 짚고, 이 전 대법관 퇴임으로 “진보적 관점의 대법관은 사실상 1명(오경미)만 남게 됐다”고 쓴다. 공백이 길어지면 내란 사건을 심리하는 전원합의체도 차질을 빚는다는 지적이 뒤따른다. 사설은 재제청을 서두르라고 할 뿐 제청이 왜 반려됐는지는 캐묻지 않는다. 조희대 대법원장이 채울 다음 두 자리가 그 기울기를 되돌리는 자리가 될지는 제청 명단이 나와야 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