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의 최후 방어선(2)

베네수엘라에서 이란까지, 미국이 벌이는 석유 전쟁의 제국주의적 목표

출처: Unsplash+, Heyho Visual

(1편에 이어) 

이란을 정복하고 이란과 다른 OPEC 국가들의 석유 수입을 장악하려는 트럼프의 계획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첫 번째 행정부 시절부터 미군 주둔 비용을 미군 기지를 받아들인 현지 국가들에 떠넘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따라서 그가 곧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무역을 관리해야 한다고 압박한 것도 놀라운 일이 아니다. 미국이 이란으로부터 이 지역을 보호하는 데 들어간 군사비를 회수할 수 있도록 통행료를 부과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동시에 이란에는 통행료를 부과할 권한을 주지 않고, 심지어 이란의 예치금을 자국의 배상금으로 챙기려는 국가들로부터 그 돈을 돌려받을 권리조차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트럼프는 아랍 OPEC 국가들이 미국의 대이란 전쟁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는 요구도 되살렸으며,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를 지목했다. 이는 그동안 나토 회원국들과 미군 기지를 받아들인 아시아 국가들을 상대로 내세웠던 주장과 똑같았다. 이러한 목표는 양해각서에 명시된 조건을 대하는 그의 태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이란의 경우 휴전을 시작하려면 미국의 동맹국들이 선의를 보여야 했다. 미국 관리들의 지시에 따라 동맹국들이 압류한 이란의 해외 예치금 1,000억 달러 가운데 일부를 이란에 돌려주는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11. 미국은 본 양해각서가 이행되는 즉시 동결되거나 사용이 제한된 이란이슬람공화국의 자금과 자산을 전액 사용할 수 있도록 할 것을 약속한다. 미합중국과 이란이슬람공화국은 협상 과정에서 해당 자금의 동결 해제와 관련된 절차에 상호 합의한다. 해당 자금은 기존 계좌에 그대로 두든 다른 곳으로 이체하든 이란이슬람공화국 중앙은행이 지정하는 최종 수익자에게 지급하는 데 아무런 제약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 미합중국은 이를 위해 필요한 모든 면허와 승인을 발급할 것을 약속한다.

처음에는 120억 달러라는 액수가 널리 거론됐고 이후에는 60억 달러가 거론됐다. 그러나 아부다비는 이란의 지급 요구를 거부했고, 바레인 역시 이란의 예치금을 내주지 않았다. 미국의 공격과 자신들의 적극적인 공격 행위에 이란이 보복하면서 발생한 피해에 대한 배상금이라는 명목으로 이 돈을 그대로 챙긴 것이다. 카타르가 30억 달러만이라도 풀어줄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왔지만 아무런 결과도 없었다. 미국은 이란이 돈을 돌려받도록 하기 위해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았으며, 트럼프는 여기에 공격적인 조건까지 추가했다. 아래에서 설명하겠지만, 돌려주는 돈이 있다 해도 전액 미국에서 써야 한다는 조건이었다.

이란이 직면한 문제는 러시아가 겪은 문제와 똑같다. 러시아는 브뤼셀에 있는 EU의 유로클리어에 3,000억 달러를 예치해 두고 있었지만, EU20222월 이 자금을 압류했다. 현재 EU 관리들은 러시아어권 돈바스의 민간인과 기반시설을 겨냥한 우크라이나의 인종청소 공격으로부터 이 지역을 보호하기 위해 러시아가 벌인 특별군사작전에 대한 배상금 명목으로 이 돈을 우크라이나에 넘기려 하고 있다. EU는 우크라이나가 이 돈으로 러시아와 러시아의 석유 생산시설 및 정유시설을 계속 공격하도록 할 계획이었다. 따라서 이란의 석유와 국가 저축을 압류하려는 미국의 태도는 러시아를 상대로 한 계획과 상당히 비슷했다. 이 글의 서두에서 인용한 베선트의 인터뷰에서도 이러한 입장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었다.

양해각서에 서명한 지 사흘 뒤인 620, 트럼프는 위협적인 발언을 내놓으며 OPEC이 미국이 이 지역의 평화유지군 역할을 하는 데 쓴 모든 군사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자신의 구상을 다시 강조했다. 더 나아가 이란에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무역에 통행료나 행정 수수료조차 부과하지 못하게 하고, 그 대신 미국이 통행료를 부과하는 주체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휴전 기간인 60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에는 어떠한 통행료도 없을 것이며, 60일이 끝난 뒤에도 통행료는 없을 것이다. , 미합중국이 중동 국가들의 수호천사로서 제공한 서비스에 대해 과거·현재·미래의 비용을 보전받기 위해 미국이 미국을 위해 부과하는 경우는 예외다.”

이어 트럼프는 이란이 압류당한 예치금을 일부 돌려받더라도 그 돈을 어디에 쓸지 스스로 결정할 주권을 박탈하는 조건을 붙이겠다고 밝혔다. “미 재무부가 풀어주는 자금 및/또는 제재 완화로 생기는 자금은 미국이 관리하는 에스크로 계좌에 들어가며, 식량과 의료용품을 구입하는 데만 사용한다. 또한 옥수수, , 대두를 비롯해 위대한 미국 농부들이 생산한 제품 등 모든 물품을 미국에서만 구매해야 한다.” 이는 트럼프가 베네수엘의 석유 수출 수입을 미국이 사용하도록 장악했던 방식과 정확히 같았다.

이란은 예치금을 돌려받지 못했을 뿐 아니라, 설령 돌려받더라도 그 사용에 관한 주권을 잃게 될 상황이었다. 게다가 양해각서 제6항에서 구상한 이란 재건 자금 지원 계획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조차 없었다. 6항은 미국이 아랍 OPEC 동맹국들과 협력해 이란 재건에 최소 3,000억 달러를 마련하도록 규정했다. 이는 2025~2026년 전쟁으로 발생한 피해만 복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1979년 샤 정권이 무너진 뒤 미국이 뒷받침한 무역·금융 제재로 46년 동안 이란 경제가 입은 막대한 피해까지 복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과 그 동맹국들이 압류한 이란의 예치금을 한 푼도 돌려주지 않으면서, 이란이 이 예치금과 배상금을 받아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양해각서 제5항이 이란에 부여한 관리 권한에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제 트럼프는 이란이 그마저도 하지 못하게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었다.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려는 이란의 계획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관리할 수 있는 권한을 활용해 60일간의 휴전 기간이 끝난 뒤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려 했다. 그러나 미국 협상단은 양해각서 제5항을 지나치게 좁게 해석해 이란의 권한을 사실상 무력화했다. 5항은 이란이 페르시아만에서 오만해까지, 그리고 그 반대 방향으로 상선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해 필요한 조치를 마련하며, 60일 동안만 요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규정했다. 여기에는 미국이 어떠한 역할을 맡는다는 내용도 없었다.

이란은 이 문구가 페르시아만에서 오만해까지이어지는 호르무즈 해협 전체의 선박 통항을 자신들이 관리하도록 한 것으로 해석했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관리에는 선박이 소유주와 목적지, 화물을 등록하고 무선 트랜스폰더를 계속 켜 두어 위치와 항로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는 절차가 포함된다. 그러나 트럼프는 이러한 모든 조치를 거부하면서 감독 절차와 관련해서도 어떠한 요금도 부과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앞서 언급했듯이 미국 해군은 4월부터 이란과 마주 보는 호르무즈 해협 남쪽의 오만 영해를 따라 선박을 인도해 왔다. 이는 상업용 유조선들이 호르무즈 해협을 건너는 동안 이란에 탐지되지 않도록 트랜스폰더를 끄는 비공식적인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 미국은 이런 방식으로 이란의 권한을 우회했으며, 이는 제5항이 이란에 부여한 권한이 오만 영해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기 위한 사전 준비였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처럼 법률적 해석을 내세우고 해군이 오만 해안을 바짝 따라 선박을 인도하는 훈련까지 한 것은 애초부터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통항에 대해 이란에 실질적인 통제권을 줄 의도가 없었음을 보여줬다. 또한 미국 해군이 베네수엘라 해역에서 어민들을 살해했던 것처럼, 얼마 지나지 않아 이란 어선과 다른 선박에도 폭격을 가했다. 사전에 경고하거나 신원을 확인하고 선박을 조사하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은 채, 단지 이들이 이란군 소속일 가능성이 있고 통항 선박을 위협할지도 모른다는 의심만으로 공격했다.

쟁점은 60일간의 휴전 기간이 끝난 뒤 누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무역을 통제하고, 이제 불가피해 보이는 통행료를 누가 부과하느냐였다. 이란은 통행료 수입으로 자국 경제를 재건하려 했다. 반면 트럼프는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까지 미국이 이 지역에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이 돈을 가져가고 싶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

선박에 통항료를 부과하는 것은 유럽 식민 열강이 걸프 지역을 장악하기 전부터 페르시아가 누려온 오랜 권리였다. 튀르키예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는 무역에 통행료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집트와 파나마도 각각 자국의 운하를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한다. 그러나 미국 관리들은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하면 국제수역에서 통행료를 부과하지 못하도록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UNCLOS)에 어긋난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란은 자신이 이 협약을 비준하지 않았기 때문에 오만이 협약 당사국이라는 사실과 관계없이 관련 조항의 구속을 받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이란은 미국이 국제법을 위반해 아무런 도발도 없이 공격을 감행한 만큼, 자유로운 무상 통항을 규정한 유엔해양법협약의 원칙은 이제 시대에 뒤떨어졌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확립된 국제법의 원칙과 규칙에 따라” “침략 당사국에 속하거나 이들과 관련된 선박 및 그들의 침략 행위에 가담하는 선박의 통항을 막을 권리가 자신들에게 있다고 주장한다.

종군기자 일라이자 매그니어(Elijah Magnier)는 바다에 인접한 국가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적절한 조치를 취하는 것을 국제법이 허용한다는 이란의 논리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이란의 관점에서 보면 미국·이스라엘 전쟁은 호르무즈 해협의 법적·군사적·정치적 환경을 바꿔놓았다. 워싱턴과 이스라엘은 정당한 국제적 승인 없이 이란에 무력을 사용하고 주변 해역을 군사화했으며 이란의 주권을 위협했다. 그러고도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해상 교통이 계속되기를 기대했다.”

따라서 미국의 대이란 전쟁은 유엔해양법협약보다 상위의 법 원칙을 요구한다. 어차피 미국 해군은 베네수엘라와 콜롬비아 어민들의 신원을 확인하거나 선박을 조사하거나 이들을 포로로 잡으려는 어떠한 시도도 하지 않은 채, 마약을 운반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주장만으로 무차별적으로 살해함으로써 이 협약을 사실상 사문화했다. 나토 국가들도 미국이 통제하지 않는 모든 석유 거래를 차단하려는 미국의 시도를 뒷받침하며 발트해를 비롯한 여러 해역에서 러시아 유조선을 공격했다. 매그니어는 이러한 논리를 이어가며 이란의 관점에서 미국이 양해각서를 통해 얻으려 한 것은 단지 군사적 태세를 회복하고 전략비축유를 다시 채우며 레바논에서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하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다시 확립한 뒤, 제재를 완전히 해제하거나 이란의 동결 자산을 풀어주지 않은 상태에서 더 유리한 위치를 확보해 다시 압박하기 위한 휴지기였으며, 동시에 자국 해안과 맞닿아 있는 해협의 관리에서 이란을 배제하려는 것이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이란이 해협을 통제하지 못하도록 막으면서 오만이 자국 영해에서 행사하는 행정적 통제권을 옹호하고 있다. 양해각서 제5항은 실제로 다음과 같이 규정한다. “이란이슬람공화국은 적용 가능한 국제법과 호르무즈 해협 연안국들의 주권적 권리에 따라 다른 페르시아만 연안국들과 협의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의 향후 관리 및 해상 서비스를 규정하기 위해 오만 술탄국과 대화한다.” 오만 관리들은 운송하는 석유의 중량과 가치에 따라 이란이 통항료를 부과하는 방안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다만 해협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보험과 보호, 기본적인 행정 업무를 위해서는 일정한 통항료를 부과하는 것이 불가피해 보인다는 점은 인정했다.

5항이 그토록 중요한 이유는 서로 정면으로 충돌하는 두 가지 목표가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한쪽에는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항을 관리하면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아무런 도발도 없이 감행한 폭격으로 파괴된 재산에 대한 배상금을 받아내려는 목표가 있다. 여기에는 압류당한 이란의 예치금은 물론 46년 동안 이어진 무역·금융 제재로 입은 피해에 대한 배상도 포함된다. 다른 한쪽에는 석유 무역을 통제하고 달러화를 확산하려는 미국의 더 광범위한 세계 전략이 있다. 미국은 이란과 아랍 OPEC 국가들의 이해관계를 이러한 목표에 종속시키려 하며, 바로 이것이 미국이 벌이는 석유 전쟁의 근본적인 배경이다.

미국과 이스라엘로부터 배상금을 받아내려 할 경우 법률적 문제와 불가피한 지연이 발생한다는 점을 고려해 이란은 해협에 대한 통제권을 활용하여 양해각서가 정한 60일간의 과도기가 끝난 뒤 통항료를 다시 부과할 계획이었다. 이란은 통행료 수입이 연간 4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인접한 OPEC 국가들은 석유 수출 수입에서 이 비용을 부담해야 할 것이다. 이들이 이를 충당하기 위해 유가를 올린다면 결국 석유 수입국들이 비용을 떠안게 된다. 사실상 미국이 이란을 공격하고 이란의 무역을 봉쇄하는 것을 막기 위해 행동하지 않은 대가를 이들 국가가 치르게 되는 셈이다.

더 넓은 국제적 차원에서 핵심 쟁점은 미국이 OPEC의 석유 무역을 통제하고 이를 달러화해 자국의 금융적 이익, 특히 군사비 지출을 위해 활용할 것인지, 아니면 이란과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국가들이 자국 석유를 자유롭게 통제하고 판매하며 그 수입을 자신들이 선택한 통화와 금융시장에 보관해 자국의 발전을 위해 사용할 수 있을 것인지에 있다.

이란의 입장에서 페르시아만의 석유 수출은 모두가 할 수 있거나 아무도 할 수 없어야 하며, 석유 무역 역시 모두에게 열려 있거나 아예 누구에게도 허용되지 않아야 한다.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통제권이 이란에 바로 이러한 힘을 부여한다.

미국이 직접 통행료를 부과해 전쟁 비용을 충당하려는 트럼프의 계획

양해각서에 따른 휴전을 미국이 처음 위반한 것은 625일이었다. 트럼프는 이란이 승인하지 않은 선박이라도 오만 가까이 항해할 경우 이란이 이를 방해할 권리가 없다고 주장했다. 이후 한 선박이 해당 항로를 따라 이동하자 이란은 드론 공격을 가했다. 미국은 이에 맞서 이란을 공격했고, 양측은 이틀 동안 교전을 벌였다.

래리 존슨(Larry Johnson)은 미국이 이란의 권한에 도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벌인 도발을 검토하면서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76~7일 이란은 PGSA(페르시아만 해협 관리기구)의 절차를 우회하려 했던 호르무즈 해협 안팎의 상선 최소 세 척을 공격했다.” 이에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을 따라 배치된 이란 진지를 공격했다. 이란은 공격에 가담했던 쿠웨이트와 바레인의 미국 표적을 공격하며 대응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통행료로 연간 400억 달러를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밝히자, 트럼프는 그동안 기다려온 기회를 잡았다. 아랍 OPEC 국가들에 대이란 전쟁 비용을 부담시키려 한 것이다. 그는 713일 트루스 소셜에 올린 글에서 이란 봉쇄를 다시 실시한다고 발표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다른 모든 선박은 화물 가치의 20%를 미국에 통행료로 내야 한다고 밝혔다. 즉 통행료는 이란이 아니라 미국이 받아야 하며, 동시에 이란은 봉쇄해 하르그섬과 다른 석유 저장기지에서 해협을 통해 원유를 수출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것이었다.

호르무즈 해협은 열려 있으며, 이란이 있든 없든 계속 열려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란 봉쇄를 다시 시행한다. 이렇게 부르는 이유는 오직 이란 선박이나 이란 고객의 입출항만 막기 때문이다. 다른 모든 국가는 공정하고 자유롭게 해협을 이용할 수 있다.

이제부터 미합중국은 호르무즈 해협의 수호자로 불릴 것이다. 그러나 그 역할을 하는 만큼, 그리고 공정성의 차원에서, 세계에서 매우 불안정한 이 지역에 안전과 안보를 제공하는 데 필요한 모든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운송되는 모든 화물에 20%의 비율로 비용을 보전받을 것이다. 관련 절차와 체계 구축은 즉시 시작한다.”

이란 외무장관 압바스 아라그치(Abbas Araghchi)는 유엔해양법협약(UNCLOS)이 이런 종류의 요금 부과를 금지한다는 주장을 트럼프가 거부한 것은 전적으로 옳다고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하는 선박에 이란이 통행료를 부과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면서 호르무즈 해협에서 상선이 안전하게 통항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주체라면 누구든 그 서비스에 대한 대가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은 언제나 해협의 수호자였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이다. 물론 20%는 너무 높다. 우리는 공정하게 부과할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트럼프가 원한 배럴당 약 15달러 수준보다 훨씬 낮은 요금을 부과하겠다는 의미였다.

트럼프는 같은 날 뒤이어 진행한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통행료 요구를 다음과 같이 정당화했다.

우리가 해협을 지킬 것이고 아마 직접 운영하게 될 것이다. 우리가 해협의 수호자가 될 것이다. 어쩌면 해협의 수호천사라고 부를 수도 있다. 그리고 그에 대한 비용은 보전받아야 한다. … 다른 나라들은 매우 부유하고 우리 편에 있다. 그런데 우리가 수년 동안 그랬던 것처럼 아무 대가도 받지 않고 이 일을 할 수는 없다… 우리는 50년이 넘도록 해협을 지켰지만 단 한 번도 돈을 받은 적이 없다. … 아무 대가 없이 지켜왔다. 이제는 해협을 지키면서 그 대가도 받을 것이다. 아주 많은 돈을 받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원하는 것은 이 모든 일을 하고 우리 국민을 위험에 빠뜨리는 데 든 비용을 보전받는 것뿐이다.”

그러나 루비오 국무장관은 트럼프에게 통행료 요구를 밀어붙이지 말라고 경고했다. 미국이 그런 원칙을 인정하면 이란을 비롯한 다른 국가들도 자국과 인접한 국제수역에 통행료를 부과할 권리가 있다는 논리를 인정하는 셈이 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트럼프는 다음 날 자신의 입장을 철회했다.

나는 미국이 받으려던 20% 비용 보전 수수료를 여러 걸프 국가들이 미국과 체결할 무역 및 투자 협정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그 투자 규모는 막대할 것이다….”

이렇게 트럼프는 오랫동안 꿈꿔온 OPEC의 석유 수출 수입 일부를 미국이 가져갈 수 있는 논리를 마련했다. 호르무즈 해협 통과에 20%의 통행료를 직접 부과하는 대신,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와 다른 역내 군주국들로부터 이란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막아준다는 명목으로 비슷한 규모의 돈을 받아내는 자발적우회 방식을 택한 것이다. 이러한 보호비 갈취 방식은 이란이 자신도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다고 주장할 법적 여지를 남기지 않았다. 트럼프는 백악관 집무실 기자회견에서 이 우회 방안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 우리가 해협을 지키면서 사실상 아무것도 얻지 못한다는 것은 내게 늘 불공정하게 느껴졌다. 우리는 석유가 전혀 필요하지 않다. 우리에게는 중요하지 않았지만 동맹국들에게는 중요했다. … 여러 사람, 여러 나라, 국왕과 에미르 등 우리가 모두 알고 좋아하는 사람들이 내게 전화를 걸었다. … 그들은 다른 방식으로 하고 싶다고 했다. 미국에 수십억, 수십억 달러를 투자하고 싶다고 했다. … 통행료를 내는 대신 미국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싶다고 했다.

사실 나는 그 방식이 마음에 든다. 해협이든 세계 다른 지역의 해협과 관련된 것이든 누구도 통행료를 부과할 수 있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 다만 우리는 비용을 보전받으려 했던 것이다. 걸프 국가들은 미국에 엄청난 규모의 돈을 투자할 것이며, 나는 그것으로 매우 만족한다. 사실 훨씬 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한다.

… 이렇게 하면 통행료가 없다. 나는 통행료라는 개념 자체를 좋아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시에 우리가 중국을 비롯한 전 세계를 위해 이 해협을 지키면서 아무런 보상도 받지 않는 것은 불공정하다. 중국을 위해 지켜주는 것도 괜찮고 누구를 위해서든 지켜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것은 불공정하다. 우리는 이 일을 오랫동안 해왔다. 나는 25년 전부터 이 문제가 마음에 걸렸다. 첫 임기 때도 미국에 투자해야 한다는 식으로 일을 처리했다. … 이런 방식으로 하면 통행료가 없다. 그들은 투자하고 그 돈으로 수익도 얻는다. 좋은 일이다. 하지만 미국에는 막대한 투자가 들어오게 된다. 나는 이 방식이 훨씬 더 마음에 든다.”

트럼프의 구상은 미군이 이란을 패배시키고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개방하는 대가로, 아랍 군주국들이 석유 수출 수입 가운데 수천억 달러를 미국에 투자하거나 미국에서 지출하도록 약속받는 것이었다. 그의 이러한 거래 방식은 애초부터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무역을 관리할 절차를 마련하도록 허용할 생각이 없었음을 확인해 줬다. 그런 절차가 자리 잡으면 이란은 이를 근거로 트럼프 자신이 노리고 있던 통행료나 다른 수수료를 부과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는 아랍 OPEC 국가들과 협력해 압류된 이란의 예치금 1,000억 달러 가운데 일부라도 돌려줄 생각이 처음부터 없었다.

718일 전투가 다시 시작됐고, 724일 교전이 격화되자 트럼프는 오전 5시에 트루스 소셜에 추후 별도 통지가 있을 때까지, 지금부터 선박이나 화물 또는 이와 관련된 모든 것에 발생하는 모든 피해는 미국이 보유하고 통제하는 이란 자금으로 배상할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미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이란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3,000억 달러를 투자하는 일도 없을 것이었다.

트럼프의 꿈은 자신이 베네수엘라에서 거뒀다고 주장하는 승리를 이란에서도 재현하는 것이었다. 미국에 종속된 정권을 세우고, 미국이 공격에 사용한 군사 장비와 관련 작전 비용을 그 정권이 미국에 배상하게 하려는 구상이었다. 결국 이란은 양해각서 전체가 하나의 기만극이었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었다. 트럼프가 군사 계획을 재정비하고 수니파 통치자들과의 동맹을 강화할 시간을 벌기 위한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이에 이란은 미국이 양해각서의 조건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719일 양해각서를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OPEC 국가들이 마주한 선택: 미국과 이란 가운데 누구와 손잡을 것인가

미국의 패권에 맞서 이란이 제시하는 대안은 단순히 역내에서 미군 기지를 몰아내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이러한 기지는 이미 파괴됐고, 그 역할은 인도양과 이탈리아로 옮겨갔다. 이란이 이제 끊어야 한다고 보는 관계는 아랍 산유국들이 미국 금융시장과 기업 관계에 의존하는 구조다. 이러한 경제적 공생 관계는 1974년 이른바 페트로 달러협정 이후 아랍 산유국들을 미국과 미국의 정책에 묶어놓았다. 이들 국가는 석유 수출로 벌어들인 돈을 미국의 채권·주식시장에 다시 투자하고 미국산 무기를 구매해 왔다.

그러나 최근 몇 년 동안 OPEC 국가들이 자국 내 고급 부동산과 관련 사업에 막대한 자본을 투자하면서 이러한 자금 환류는 이미 둔화됐다. 아랍에미리트는 세계적인 항공사를 육성하고 국제적인 항공·자본 중심지로 자리매김했으며, 국제 스포츠 행사의 중심지로까지 발전했다. 또한 AI 혁명으로 데이터센터 운영에 필요한 전력 수요가 급증하면서 바레인을 비롯한 페르시아만 국가들은 아마존,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 등 미국 정보기술 기업들의 AI 센터를 유치했다. 이들 기업은 미국보다 에너지를 더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지역으로 사업장을 옮기고 있다.

트럼프는 이러한 상호 투자 관계를 더욱 강화하고, 페르시아만 군주국들이 자신의 대이란 전쟁을 지지하도록 확실히 묶어두려 했다. 이를 위해 아랍에미리트에는 첨단 미국산 컴퓨터 칩을, 사우디아라비아에는 원자로와 우라늄 농축 기술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했다. 아랍에미리트가 미국에 14,0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하자, 트럼프는 마이크로소프트와 오픈AI를 비롯해 현지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할 계획인 미국 대기업들에 대한 규제를 완화했다. … 확대된 반도체 접근권의 가치는 수십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 아랍에미리트가 최근 몇 달 동안 미국을 지원해 이란을 상대로 수십 차례 공습을 벌인, 특히 수요가 높은 AI 반도체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한 나라의 정치적 이해관계와 유대는 돈이 흘러가는 방향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잘 아는 이란혁명수비대(IRGC)미군 기지를 받아들이는 모든 국가에서 미국 기업들이 보유한 가장 가치 있는 자산을 완전히 파괴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트럼프는 사우디아라비아와 더욱 긴밀한 동맹을 맺기 위한 협상을 이어갔고, 722일 미국 에너지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자체 원자로 건설과 우라늄 농축을 위한 양국 공동투자를 승인하면서 관계는 한 단계 더 진전됐다. 이는 트럼프가 이란에는 절대로 허용할 수 없다고 주장했던 바로 그 일이었다. 그는 이란의 경우 어떠한 우라늄 농축도 본질적으로 군사적 목적을 지닌다고 주장해 왔다. 트럼프는 다음 날 이스라엘의 반발을 달래기 위해 사우디아라비아가 이스라엘을 인정하는 아브라함 협정에 가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는 팔레스타인 국가를 수립하지 않는 한 그러한 협정에 서명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점령된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진 집단학살과 재산 파괴를 고려하면 팔레스타인 국가 수립은 이제 더 이상 실현 가능하지 않다.

사우디아라비아 관리들은 양국 에너지부가 체결한 계약에 그런 조건이 전혀 들어 있지 않다고 반발했다. 트럼프가 계약 조건을 번복하려는 성향은 미국이 왜 세계의 예외적인 국가가 됐는지를 다시 한번 보여줬다. 공식적인 합의를 준수해야 한다는 세계의 규칙조차 미국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트럼프가 수니파 이웃 국가들을 상호 군사 지원 동맹으로 묶으려 하자 이란은 이들 국가와 미국 경제 및 그에 결부된 외교정책 사이의 연결고리를 끊는 것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란이 장기적으로 내세우는 논리는 이들 국가가 자유로운 석유 무역이라는 원칙과 석유 수출 수입을 원하는 곳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 주권적 권리를 지지할 때 가장 빠르고 안정적으로 부를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석유 전쟁은 이란뿐 아니라 미국에도 존립이 걸린 문제다

트럼프의 석유 전쟁은 이란의 생존만큼이나 미국의 패권 유지에도 존립이 걸린 문제다. 트럼프는 이란을 파괴하고, 자신이 베네수엘라에서 승리해 세웠다고 주장하는 것과 비슷한 종속 정권을 이란에도 세우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미국의 입장에서 이란은 물론 러시아와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벌이는 석유 전쟁은 선택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는 전쟁이 아니었다. 세계 석유시장의 요충지를 독점적으로 통제함으로써 더 이상 국내에서 생산하지 못하는 풍요를 해외에서 얻어내는 세계적 지대추구 경제를 유지하려는 필사적인 시도였다.

이를 위해 미국은 자국의 주권을 주장하면서 미국의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을 적으로 취급한다. 특히 미국이 세계 석유 무역을 무기화하고 국제 통화 관계를 달러 중심으로 유지하려는 패권 정책에 반대하는 국가를 제재하는 데 동참하지 않으면 적대국으로 간주한다. 다른 국가들이 주권을 행사하는 것 자체를 미국의 경제안보와 부채에 의존하는 주식·채권시장의 부, 그리고 미국이 군사적·정치적 강압력을 행사할 수 있게 해주는 금융적 공납 체계에 대한 위협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러시아와 중국, 이란이 자국의 주권을 주장하자 미국은 이들을 공격적으로 압박했고, 그 결과 오히려 세 국가는 서로 더욱 가까워졌다. 또한 미국의 통제를 벗어난 무역·통화 관계를 구축하려는 공동의 노력도 빨라졌다. 이러한 움직임은 오랫동안 진행돼 온 세계적 분열을 촉진하고 있으며, 이제야 비로소 각국이 미국의 통제로부터 독립하는 데 필요한 임계점에 도달하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 이란이 세계 다른 국가들에 제시하는 경제적 보호책은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을 피할 수 있는 대안적 결제체제를 기반으로 한다. 미국은 달러를 하나의 요충지이자 통제 수단으로 바꿔놓았고, 그 결과 러시아와 이란이 겪은 것처럼 자산을 압류당할 위험이 생겼다. 국제적인 저축·통화 체제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긴축정책이나 세계은행의 민영화 정책과는 다른 금융체제와 운영 철학이 필요하다. 미국 외교는 1945년 당시 세계 최대 채권국이자 수출 강국이었던 미국의 지배 아래 이러한 제도를 만들었으며, 미국의 이익을 위해 운영해 왔다. 1970년대 널리 사용했던 표현을 빌리자면 신국제경제질서를 구축할 가능성이 열리고 있다. 미국의 거부권과 방해, 통제를 받지 않는 다극적 국제법과 국제기구를 만들자는 요구다. 바로 이 때문에 오늘날 미국이 이란과 러시아, 베네수엘라를 상대로 벌이는 석유 전쟁은 문명적 차원의 문제가 된다.

무역과 금융 관계에서 서로 이익을 얻을 수 있는 대안 체제를 만들고, 현재 미국이 운영하는 승자독식의 수탈적 공납 체제를 대체한다면 미국의 풍요 자체가 존립의 위협을 받게 된다. 미국 외교가 이러한 대안 체제의 출현을 막으려 싸우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세계 다른 국가들의 입장에서 보면 미국이 2026년 초 베네수엘라에 적용한 정책은 앞으로 이란과 러시아를 비롯한 다른 국가에도 적용될 수 있다. 이를 막으려면 각국이 힘을 합쳐 모두의 국가경제 주권이라는 원칙을 지지하고, 미국이 국제관계를 무기화하지 못하도록 정치적·군사적 보호체제를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석유 전쟁이 세계의 석유와 비료 및 관련 원자재 무역을 방해하면서 세계는 이미 1930년대 이후 가장 심각한 불황을 겪어야 할 상황에 놓였다. 이러한 부수적 피해는 미국의 갈수록 약탈적인 대외관계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을 해치기 위해 미국이 주도해 온 무역·금융 제재 체제에 세계가 지금까지 맞서지 않은 대가라는 것이다.

현재의 국제 규칙과 세계적 관리체제는 미국이 편협한 국가주의적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국가의 주권에 개입하고 이를 침해하면서 제 기능을 잃었다. 현재 미국과 그 동맹국에 배상 책임을 강제할 힘을 가진 국제적 수단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란이 페르시아만의 석유 무역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것은 피해를 보상받을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방법이다. 다만 미국이나 그 동맹 공격국에서 직접 배상금을 받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석유 소비자들에게서 비용을 받아내는 방식이다.

가장 큰 과제 가운데 하나는 UN 규칙을 위반하는 국가에 실질적으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집행력을 만드는 것이다. 그러한 집행 수단이 있어야 진정한 국가 주권과 자유로운 국제 무역·투자를 위한 규칙을 보장할 수 있다. 국가 주권의 보호는 1648년 베스트팔렌 평화조약부터 유엔 헌장에 이르기까지 문명과 국제법을 이끄는 원칙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미국은 자신을 국제법의 규칙에 구속받지 않는 예외적인 국가로 인정하라고 요구하면서 이 원칙의 실현을 가로막고 있다. 미국은 자신이 가입한 국제기구에서 거부권을 요구하고 막후에서 관료적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유엔과 다른 국제기구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게 했다. 따라서 이제 문명의 원칙 자체를 위협하는 이러한 종속 구조를 끝내려면 국제사법재판소를 새롭게 구성하는 것을 포함해 국제기구 전반을 체계적으로 재편해야 한다.

개혁된 국제질서가 가장 먼저 마련해야 할 것은 미국이 해상무역의 요충지를 통제하지 못하도록 보호하는 규칙이다. 또한 케인스가 1944년 미국 측이 지지한 IMF 구상에 대한 대안으로 제시했던 원칙을 실현할 정부 간 규칙도 필요하다. 현재 IMF와 이에 연계된 미국의 대외정책은 반정부·반노동적인 민영화와 통화 긴축을 강요해 국가들을 부채에 의존하게 만들고 빈곤에 빠뜨린다. 이러한 상황을 막을 규칙과 제도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새로운 체제의 초기 단계에서는 금과 외환스와프를 결합한 방식을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 여기에 새로운 형태의 국제은행을 설립해 채권국과 채무국 사이의 채권·채무 관계를 자체적인 전자 장부에 기록하고 결제하는 체계를 구축할 수 있다.

다음 보고서에서는 오늘날 미국의 석유 전쟁이 초래한 결과와 이 전쟁으로 불가피해진 세계적 불황이 얼마나 광범위한 변화를 가져올지를 살펴볼 것이다. 그 변화의 규모는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의 군주제가 몰락하고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Britain)을 비롯한 유럽 국가들의 노골적인 식민지배가 종식된 것에 비견될 수 있다. 다만 당시 미국이 지원한 세계질서는 금융부채와 무역 의존을 조장했기 때문에 식민지배가 끝난 뒤에도 각국 경제가 그러한 종속에서 벗어나지는 못했다.

부록

2026731, 문 오브 앨라배마(Moon of Alabama) 웹사이트는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을 독점하려는 움직임과 이란의 자산을 압류하고 경제적 피해를 입히기 위한 금융 제재를 얼마나 극단적으로 추진하려 하는지를 보여주는 다음과 같은 보도 내용을 소개했다. 이러한 계획은 미국의 정책과 무관하게 자국의 주권을 행사하려는 다른 나라들에도 경고가 된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따라 항해한 카타르 유조선은 에너지 시장에 상당히 희망적인 진전이었다.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3주 만에 처음으로 카타르의 LNG 운반선이 테헤란 의 승인을 받아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따라 호르무즈 해협을 성공적으로 통과했다.

“3주 전 미국이 양해각서를 위반한 뒤, 테헤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해상 교통이 이란의 승인을 받도록 의무화했다.

파르스 통신은 카타르 선박이 명확한 신원 정보를 제시하고 이란이 지정한 항로를 준수했기 때문에 별문제 없이 해협을 통과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 그러나 카타르와 파키스탄(Pakistan)동맹국인 미국은 이런 선례를 달가워하지 않았다. … 미국은 카타르 LNG 운반선이 미국이 지원하는 항로가 아니라 이란이 지정한 안전 항로를 이용했다는 이유만으로 파키스탄으로 계속 항해하지 못하게 막았다. 그 결과 해협은 다시 폐쇄됐다.”

또 다른 인용문은 다음과 같이 전했다. “계속되는 문의에 답해 다시 한번 밝히지만, 역내에서 미국군이 공격적인 행동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호르무즈_해협을 통과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안정이 회복되면 모든 요청을 검토하고 순차적으로 허가를 발급할 것이다.

이란혁명수비대(IRGC)는 미 해군의 호위를 받으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던 유조선 선단을 공격했다고 발표했다. 규정을 위반한 유조선 가운데 두 척이 공격을 받았고, 다른 네 척은 즉시 방향을 돌렸다. 이 선단은 오늘 아침 오만 영해 인근의 불법 항로를 이용하려 했다. 혁명수비대는 이란이 계속해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완전한 권한을 행사하고 있으며, 페르시아만 해협 관리기구(Persian Gulf Strait Authority)의 허가 없이는 어떤 선박도 통과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란인터내셔널은 미국, 전 세계에서 이란 연계 자산 수색이라는 제목의 보도를 내놓았다.

스콧 베선트는 금요일 미국이 전 세계에서 이란 정부와 연계된 자산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회수한 자금을 테헤란으로 인해 피해를 입은 이란인과 미국인들에게 사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베선트는 캠프 데이비드(Camp David)에서 열린 내각회의가 TV로 중계되는 가운데 이렇게 말했다.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에픽 퓨리에서 경제적 분노로 전환하면서, 전 세계에 뻗어 있는 이란 정권의 금융 촉수를 옥죄는 작업에 참여해 왔다. 이는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그는 이어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전 세계에서 그들의 자산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출처The Dollar’s Last Line of Defence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마이클 허드슨(Michael Hudson)은 월스트리트 금융 분석가, 캔자스시티 미주리대학교 경제학 석좌 연구 교수, 장기경제동향연구소(ISLET) 대표다. 주요 저서로 ⟪미국 제국의 경제 전략⟫, ⟪그리고 그들의 빚을 용서하라⟫, ⟪호스트 죽이기⟫, ⟪버블과 그 이후⟫ 등이 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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