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이란에 대해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해, 이란의 고위 군 관계자들과 핵 과학자, 민간인들을 살해했다. 이는 수십 년만에 이란을 상대로 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다. 이에 대응해 이란은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을 발사했다. 이 도발되지 않은 공격은 이스라엘 측에서 “선제타격”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이란과 미국 간 예정된 핵 협상을 불과 며칠 앞두고 벌어졌다.
이란 출신 분석가 트리타 파르시(Trita Parsi)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스라엘과 협력해 이란에 핵 군축을 강요하려는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파르시는 이 계획이 성공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말하지만, 자신과 이스라엘 언론인 기디온 레비(Gideon Levy)는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가 오히려 이 전략이 실패하길 바라고 있다고 본다.
네타냐후는 오랜 시간 이란과의 전쟁도 불사하겠다는 태도를 밝혀왔으며, 미국을 중동 대규모 전쟁에 끌어들이길 바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레비는 “이것이 그의 일생의 프로젝트였다”라고 말했다.
에이미 굿맨: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 및 군사 시설을 겨냥한 대규모 군사 공격을 감행해, 수십 명의 고위 군 지휘관, 과학자, 민간인들을 살해했다. 최소 200대의 전투기가 이란 전역에서 100곳이 넘는 표적을 타격했으며, 여기에는 나탄즈(Natanz)의 주요 우라늄 농축 시설과 타브리즈(Tabriz)의 핵 연구소도 포함되어 있다. 수도 테헤란 전역에서도 공습이 있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이스라엘 총리 베냐민 네타냐후는 “위협이 제거될 때까지” 공습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 조금 전, 이스라엘은 ‘라이징 라이언 작전(Operation Rising Lion)’을 개시했다. 이는 이스라엘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이란의 위협을 제거하기 위한 정밀 군사 작전이다. 이 위협이 사라질 때까지, 우리는 작전을 계속할 것이다.
네르민 샤이크: [음성 불분명] 이번 공격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총사령관 호세인 살라미(Hossein Salami), 이란 합참의장 모하마드 바게리(Mohammad Bagheri),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Ali Khamenei)의 최측근인 알리 샴카니(Ali Shamkhani) 등이 사망했다. 핵 과학자인 모하마드 메흐디 테흐란치(Mohammad Mehdi Tehranchi)와 페레이둔 아바시(Fereydoon Abbasi)도 사망했다.
이란 외무부 장관은 이란이 “법적이고 정당한 대응 권리를 가진다”라고 밝혔다. 이란은 최소 100기 이상의 드론을 이스라엘로 발사했고, 이들은 요격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Marco Rubio)는 미국이 이번 공습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고, 트럼프는 SNS에 “나는 이란에 협상 기회를 수차례 줬다”고 적었다. 이스라엘의 공격은 미국과 이란이 새로운 핵 협정을 놓고 협상 중이던 시점에 일어났다.
현재 두 명의 게스트와 함께하고 있다. 텔아비브에서 연결된 기디온 레비(Gideon Levy)는 이스라엘 유력지 하아레츠(Haaretz)의 수석 칼럼니스트이자 편집위원이며, 『가자에서의 학살』(The Killing of Gaza)의 저자다. 워싱턴 D.C.에서는 트리타 파르시(Trita Parsi)가 연결되어 있다. 그는 퀸시 책임있는 국정운영연구소(Quincy Institute for Responsible Statecraft) 부소장이며, 『적의 상실: 오바마, 이란, 외교의 승리』 (Losing an Enemy)등 다수 저서의 저자다.
에이미 굿맨: 두 분 모두 데모크라시 나우(Democracy Now!)에 다시 오신 걸 환영한다. 트리타, 먼저 질문드린다. 이번 이스라엘의 이례적인 대규모 공습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
트리타 파르시: 지금까지 봤을 때, 이스라엘은 자국이 원했던 초기 목표 달성에는 성공한 듯하다. 이란의 지휘 체계를 무력화했고, 여러 고위 군 인사를 제거했다. 핵 프로그램에 대한 피해로 보면, 나탄즈 공격은 일단 하나의 사례다. 이 시설은 지하 10~20미터 정도에 자리 잡고 있다. 반면, 포르도우(Fordow) 시설은 지하 약 800미터에 있으며, 현재까지 거기에 대한 공격은 없다. 이스라엘은 이곳을 공습으로 파괴할 군사 능력을 갖추지 못한 것으로 보이고, 아마 미국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내가 점점 더 분명하게 느끼는 점은, 이번 공격이 트럼프와 네타냐후 간의 갈등이 아니라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와 이스라엘 간의 조율하에 벌어진 작전이라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 공격이 이란의 협상 입장을 약화고, 결국 굴복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이것이 실제로 그렇게 될지는 아직 미지수다. 하지만 이스라엘 측은 오히려 이란이 굴복하지 않고 반격해 미국을 더 깊이 전쟁에 끌어들이기를 기대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에이미 굿맨: 트리타, 사망한 인물들의 중요성에 대해 더 자세히 설명해 줄 수 있나?
트리타 파르시: 이번에 사망한 인물들은 핵심 중의 핵심 인사들이다. 공군 총사령관, 미사일 프로그램 책임자, 전직 핵 프로그램 책임자 등이 있다. 이들의 전임자들도 이스라엘에 의해 암살된 적은 있지만, 이번처럼 한 번에 이 정도 규모로 제거된 적은 없었다. 이란 측이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휘 체계 상층부가 통째로 제거된 것이다. 이를 다시 복원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은 과거 헤즈볼라를 상대로 사용했던 동일한 전략을 실행했다. 레바논에서도 이스라엘은 지도부를 제거해, 조직 전체가 반격 능력을 상실하게 했고, 이후 공습 강도를 높였다. 이번에도 같은 일이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란이 반격 능력이 없다고 판단되면, 이스라엘은 이란의 군사 역량—재래식이든 핵이든—가능한 한 최대한 파괴하려 할 것이다.
에이미 굿맨: 트럼프가 오늘 아침에 올린 트윗에서 “두 달 전, 두 달을 줬다”라고 적었다. 지금 협상 테이블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특히 이번 주 일요일로 예정된 협상이 여전히 진행될 수 있는지 말해줄 수 있나? 또 이스라엘이 이란 내에 얼마나 깊이 침투했는지, 수많은 고위 지도부가 암살당했다는 점, 나탄즈와 그 외 핵 및 군사 시설들이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말해달라.
트리타 파르시: 이번 사건이 협상에 미친 영향은 크다. 애초 트럼프 행정부는 핵무장 금지만을 조건으로 협상에 들어갔다. 이 조건만 유지됐다면 합의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란은 과거에도 그 조건에 동의했고, 이번에도 분명히 그럴 의향을 내비쳤다.
하지만 어느 순간, 트럼프는 태도를 바꿔 이스라엘의 요구사항인 ‘농축 완전 금지(zero enrichment)’로 전환했다. 이는 이전 트럼프 행정부 시절 존 볼턴(John Bolton)과 마이크 폼페이오(Mike Pompeo)가 주장했던 입장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협상은 예견된 교착 상태에 빠졌고, 이후 이스라엘은 트럼프를 설득해 미국의 도움으로 이스라엘이 군사 행동에 나설 수 있도록 했다. 그 목적은 이란의 핵 협상 입장을 무력화하려는 것이었다.
나는 일요일 협상이 실제로 열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본다. 이스라엘의 계산은 협상이 완전히 중단되기를 바라는 쪽이다. 이란이 반격하면, 미국이 지금보다 훨씬 더 공개적으로 전쟁에 개입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네르민 샤이크: 기디언 레비, 텔아비브에 있다. 이스라엘의 분위기는 어떤가? 이스라엘에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이란의 추가 공격이 예상된다. 그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말해달라.
기디언 레비: 감정이 매우 복잡하게 뒤섞여 있다. 한편으로는 지난 20개월간 이스라엘이 매일 가자를 공격하고 있고, 많은 병사들이 북쪽에서 헤즈볼라와 싸우고 있어서 사람들은 지쳐 있다. 하지만 동시에 제임스 본드 영화 같은 분위기가 깨어나고 있다. 이런 군사적 성과들을 보는 것은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자부심을 준다. 아무도 이번 성과가 군사적으로 대단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 이스라엘은 군사 중심적인 사회이기 때문에 이런 성과는 대단히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아무런 사상자 없이 타격하고 파괴하는 것은 지금까지는 큰 성과로 간주한다.
하지만 아무도 그 대가, 그 가능성, 우리가 예측할 수 없는 결과에 주목하지 않는다.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앞으로도 2년에 한 번꼴로 중동 어딘가를 폭격하면서 칼 위에 서 있는 삶을 계속하려는 건가?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다. 다만 현재 사람들은 이번 성과에 매우 자부심을 느끼고 있으며, 동시에 언제든지 올지 모를 보복에 대해 매우 걱정하고 있다.
네르민 샤이크: 그리고 기디언, 이번 공격이 예정보다 훨씬 더 성공적이어서, 오랫동안 계속된 가자지구에 대한 공격, 아직 석방되지 않은 이스라엘 인질 문제 등으로 인해 하락하고 있던 네타냐후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나?
기디언 레비: 우리는 아직 매우 초기 단계에 있다. 지금은 엄청난 성공처럼 보이는 것이 몇 시간, 며칠, 몇 주, 몇 달 안에 대실패로 바뀔 수도 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에는 네타냐후가 어제보다 훨씬 더 이스라엘 사회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나는 그에게 일정 부분 공을 돌린다. 그는 이 일을 단지 국내 정치적 목적만으로 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게 말하는 것은 공정하지 않다. 물론 나도 그를 반대하는 사람 중 한 명이지만, 지난 20년간 이 일은 그의 인생 프로젝트였고, 그는 이제 그것을 실현했다. 아직 판단을 내리기에는 너무 이르기 때문에 신중해야 한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현재 그는 인기의 정점에 있다는 점이다. 투표는 아직 없었지만, 지금까지 그가 한 일은 분명히 이스라엘 국민의 여론에서 큰 지지를 얻고 있다.
에이미 굿맨: 트리타, 우리는 지금 이란 핵 협상 대표인 알리 샴카니가 사망했는지 중상을 입었는지를 확인하려 하고 있다. 그는 이란 국가안보최고회의의 전 의장이었는데, 그의 사망이 어떤 의미를 갖는지 설명해 줄 수 있나?
트리타 파르시: 내가 파악한 바로는 그는 사망했다. 그는 공식적인 협상 대표는 아니었지만, 협상팀과 최고지도자 사무실 간의 조율을 맡았던 핵심 인물이었다. 그는 아랍계 배경을 가진 이란 정권 내 오랜 인물이다. 그가 표적이 되었다는 사실은, 이스라엘이 협상을 진전시키려 했던 것이 아니라, 이란의 항복을 유도하거나 이란이 반격하여 미국이 전쟁에 더 깊이 개입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
에이미 굿맨: 더 광범위한 지역 전쟁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 어떻게 보나?
트리타 파르시: 기존에도 있었던 우려지만, 특히 몇몇 아랍 국가들이 미국이 자국의 기지를 이용해 이란을 공격하도록 허용할 경우, 이란은 해당 국가들을 공격할 가능성이 높다. 유가가 오르고,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유조선 운항도 급감할 것이다. 이에 따라 중동 전역에 걸쳐 심각한 불안정이 발생할 수 있다. 이란의 보복 능력이 이번 공격으로 상당히 제한되었다면 이 시나리오가 실현되지 않을 수도 있다. 현재로서는 정보가 충분하지 않기 때문에 명확한 결론을 내릴 수 없다. 최소한 대응을 지연시킬 것이고, 더 나아가 초기 미국 정부 내부를 포함해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대응과는 전혀 다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네르민 샤이크: 트리타 파르시, 당신은 오는 6월 15일 일요일 예정된 오만 외무장관과 미국 중재자 스티븐 위트코프가 참석하는 이란-미국 회담이 열리지 않으리라고 예상했는데, 트럼프 행정부는 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될 것이라고 하고 있다. 어떻게 보나?
트리타 파르시: 트럼프 행정부는 회담이 열리길 원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실제로 회담이 열릴지는 이란이 참석하느냐에 달려 있다. 나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번 공습을 일종의 협상 지렛대로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본다. 문제는 이것이 실제로 효과를 낼 수 있을지, 아니면 오히려 이란이 입장을 더 강경하게 만들어 핵확산금지조약(NPT)에서 탈퇴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을 추방하며, 핵무장으로 나아가게 될지다. 결과는 아직 불확실하지만, 나는 일요일에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다고 본다.
그리고 오만의 입장도 궁금하다. 그들은 선의로 중재 역할을 맡았지만, 양측이 진지하게 협상할 의지가 있다는 전제하에 중재에 동의했다. 이제는 과연 트럼프 행정부가 진정으로 협상을 원하고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커지고 있다.
네르민 샤이크: 기디언 레비, 오늘 CNN에서 이번 사태가 가자지구에 치명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 전 세계의 관심이 이란으로 옮겨가면서, 가자에서 굶주리고 죽어가는 아이들은 잊힐 것이라고 했는데, 이에 대해 더 말해 달라.
기디언 레비: 그렇다. 나는 CNN을 포함한 여러 매체에서 같은 질문을 받았고, 이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세계의 관심은 오직 이란에만 쏠릴 것이고, 가자는 완전히 잊힐 것이다. 하지만 가자는 여전히 학살의 현장이다. 매우 끔찍한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지난 24시간 동안 100명 이상이 가자에서 사망했다. 이 참사는 계속될 것이고, 만약 세계가 이란에만 집중한다면, 이 학살은 매일매일 이어질 것이다.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심각하다.
우리는 이란이 현재 주요 관심사라고 해서 가자를 잊어서는 안 된다. 가자는 정말로 굶주리고 죽어가고 있으며, 이 고통은 즉각 멈춰야 한다. 나는 도널드 트럼프가 가자 문제에 더 깊이 개입하길 바란다. 만약 이스라엘이 지금 이란에서 성공을 거두었다면, 적어도 가자에서의 전쟁은 멈춰야 한다. 아무 조건 없이 즉시 휴전을 성사해야 한다. 지금 가자에서 벌어지는 현실은 정말로 비인도적이고, 범죄적이며, 참을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는 가자를 잊어서는 안 된다.
네르민 샤이크: 트리타 파르시(쿼시 인스티튜트), 기디언 레비(이스라엘 기자, 하아레츠 칼럼니스트) 두 분 모두 출연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번역] 하주영
- 덧붙이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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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데모크라시, 나우!>의 6월 9일 방송의 속기를 번역한 것이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