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세상

털스콰(Tulsequah) 빙하는 브리티시컬럼비아 북서부의 넓은 계곡을 따라 굽이쳐 내려오며, 알래스카 국경에서 불과 7마일 떨어져 있다. 빙하의 끝자락에는 회색의 진흙탕 같은 호수가 자리 잡고 있다. 이 호수는 빙하가 녹아 형성된 물 저장소다. 호수는 거대하며, 깊이는 시애틀의 스페이스 니들보다도 깊다. 하지만 이 호수는 수십 년 전까지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다. 그 사이 2마일에 이르는 얼음이 녹아내린 것이다.

구름 낀 어느 날, 연어 전문가 세 명을 태운 헬리콥터 한 대가 계곡을 따라 빠르게 날아올랐다. 호수에 가까워지자 조종사는 기체를 오른쪽으로 기울이며 분지의 남쪽 가장자리를 넘어 비행했고, 물이 털스콰강으로 빠져나가는 좁은 유출구 위를 윙윙거리며 지나갔다. 그는 자갈로 된 해변에 착륙했고, 연구원들은 차례로 기체에서 내려왔다.

“아직 이곳에 물고기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라고 밴쿠버 사이먼프레이저대학교의 수생 생태학자 존 무어(Jon Moore)는 말했다. “하지만 곧 생기게 될 겁니다.”

이 호수는 너무나도 최근에 형성되어 아직 공식 명칭조차 없으며, 현재는 연어가 살기엔 너무 차갑고 혼탁하다. 하지만 상황은 곧 바뀔 것으로 보인다. 위쪽의 털스콰 빙하가 후퇴하면서, 이 호수는 점점 더 따뜻하고 맑아지고 있으며, 이는 회유성 어종들에게 더욱 매력적인 환경이 되고 있다. “여기 완전히 미어 터질 거예요”라고 무어는 말했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스튜어트(Stewart) 근처의 베어 빙하(Bear Glacier)가 후퇴하면서, 그 아래에 있던 개울은 연어의 안식처로 변모했다. 출처: 맥스 그레이엄/그리스트(Grist)

알래스카와 캐나다 서부에는 수백 개에 달하는 빙하수로 형성된 호수, 강, 개울이 있다. 이들은 지구가 더워지면서 연어 서식지로 바뀔 수 있는 잠재적 공간들이다. 새로 생겨나는 연어 산란지는 해수 온도 상승, 가뭄 같은 기후변화로 인한 위협을 상쇄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이 지역의 연어들은 매년 수백만 달러의 수익을 창출하는 어업 산업을 지탱하는 역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빙하의 소멸은 동시에 수십억 달러 규모의 광업 산업에도 기회를 만들어주고 있다. 이동하는 연어처럼, 광물 탐사 회사들도 녹아내린 빙하 아래 드러난 새로운 지대로 재빠르게 진입하고 있으며, 다음 대형 광맥을 찾아내기를 기대하고 있다.

금 가격이 급등하고, 태양광 패널과 전기차에 필수적인 구리 수요가 치솟는 가운데, 여러 광산 기업들은 이 지역에 다수의 대규모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다. 캐나다 정부는 이들 광산 지역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도로와 송전선 건설 비용을 지불하고 있다.

이러한 ‘광물 러시’(mineral rush)는 캐나다 북부의 몇몇 마을과 퍼스트 네이션(First Nations, 캐나다의 원주민 공동체)에게 일자리와 수익을 약속한다. 그러나 이는 알래스카 어부들, 환경 보호 운동가들, 그리고 국경 하류 지역에 사는 토착민 지도자들에게는 큰 우려를 낳고 있다. 이 지역은 여러 연어가 풍부한 강들이 캐나다에서 시작해 미국 쪽으로 서쪽으로 흘러들어오는 곳이다. 털스콰(Tulsequah) 강은 타쿠(Taku) 강의 주요 지류다. 타쿠 강은 브리티시컬럼비아 해안 산맥에서 시작해 알래스카 주 주노 남쪽의 태평양까지 약 50마일을 흐른다. 이 강은 상징적인 홍연어(sockeye) 및 은연어(coho) 회유 경로를 형성하며, 양국의 상업 어업에 생명줄 역할을 한다.

2023년, 무어를 포함한 연구자들은 학술지 <사이언스>에 발표한 글에서, 주요 정책 개혁이 없다면 미래의 광산 개발이 털스콰나 타쿠처럼 빙하로 급수되는 유역의 연어 서식지를 훼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빙하가 녹으며 탄생한 광산 핫스팟: 털스콰 빙하(Tulsequah Glacier)가 후퇴하면서, 새로운 호수가 형성되었다. 이 지도는 털스콰 빙하가 수십 년 동안 후퇴하면서 새로운 호수가 형성되고, 이 지역에서 광산 개발과 생태적 긴장이 동시에 고조되고 있음을 시각적으로 보여준다.

알래스카 원주민 지도자들은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정부에 이 지역의 광산 개발을 단속할 것을 요구했다. 일부 퍼스트 네이션 공동체들은 자신들의 전통 영토 내에서 광물 탐사 및 개발을 제한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캐나다 관료들은 대체로 제안된 광산 개발을 지지하고 있으며, 국경 인근 광산 문제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는 침묵을 유지하고 있다. 다만 캐나다의 광물 자원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관심을 끌었다는 보도가 있다.

털스콰 강에서는 그 이해관계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새로 생긴 호수에서 몇 마일 하류 지점, 붉은 녹빛을 띤 물줄기 하나가 강으로 흘러든다. 그것은 과거 금광에서 흘러나오는 산성 오염수다. 털스콰 치프(Tulsequah Chief) 광산에서 나온 오염물질은 이 광산이 1950년대에 폐쇄된 이후 지금까지 계속 강으로 흘러들고 있다. 알래스카의 선출직 공직자들, 연어 보호 단체들, 토착 공동체들은 수십 년 동안 브리티시컬럼비아 주 정부와 광산 기업들에게 이 오염을 정화하라고 촉구해 왔지만 성과를 얻지 못했다.

오염은 강의 짧은 구간에만 국한되어 있으며, 일부 연어를 포함한 물고기들이 여전히 그 아래쪽 물줄기에서 헤엄치고 있다. 그럼에도 환경 단체들은 종종 이처럼 방치된 산성 배수를 광산 개발이 초래할 수 있는 위험의 대표적 사례로 언급한다.

털스콰 치프 광산은 금 생산을 중단한 지 6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산성 배수를 털스콰 강으로 흘려보내고 있다. 환경 단체들은 이 오염이 강의 비교적 짧은 구간에 국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암(hard rock) 광산 개발이 어떻게 잘못될 수 있는지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로 자주 인용한다. 출처: 맥스 그레이엄/그리스트(Grist)

밴쿠버에 본사를 둔 소규모 기업 캐너골드(Canagold)는, 폐쇄된 털스콰 치프 광산 맞은편 강 건너편에 위치한 또 다른 금광을 재가동하고 확장하길 원하고 있다. 새로운 광산의 가동은 털스콰 상류 유역에서 연어 서식지가 확장되는 시기와 겹칠 수 있다. 무어와 동료들은 털스콰 강으로 흘러드는 호수에 형성될 것으로 예측한 새로운 어류 서식지가 캐너골드 같은 신규 광산 개발 제안의 환경영향평가에 반영되길 바라고 있다.

일부 유역에서는 예측된 연어 서식지의 거의 전부가 광산 채굴권으로부터 몇 마일 이내에 위치한다. 워싱턴대학교의 담수 생태학자이자 털스콰 및 인근 하천에서 무어와 함께 일하고 있는 크리스 서전트(Chris Sergeant)는 “현재 그 호수와 개울에는 물고기가 살지 않지만, 20년 또는 30년 후, 즉 일반적인 광산의 수명 동안에는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규제 당국이 광산을 승인하기 전에 이 가능성을 고려하길 원한다. 그는 이러한 미래 서식지를 반영하는 것이 특히 중요하다고 덧붙이며 말했다. “지금 연어가 잘 살아가는 곳은 그렇게 많지 않기 때문이다.”

기후변화가 연어에 미치는 영향을 다루는 뉴스 기사들은 대개 불안한 이야기들을 전한다. 빠르게 따뜻해지는 바다와 강이 찬물에서 번성하는 이 상징적 어종을 위협하고 있으며, 기록적인 가뭄은 이들의 산란 하천을 말라가게 만든다.

이러한 암울한 결과 중 일부는 지난 9월, 털스콰 빙하에서 남쪽으로 약 250마일 떨어진 메지아딘 호(Meziadin Lake)에서 나타났다. 이곳은 전나무와 전잣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긴 분지이며,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의 작은 광산 도시 스튜어트(Stewart) 근처에 있다. 이곳은 주에서 가장 풍부한 홍연어 산란지 중 하나다.

[출처] Who will benefit from melting glaciers?

[번역] 이꽃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