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이 끌어올린 기업 이윤

세계 각국 중앙은행 관계자들이 세계 금융 부문과 통화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현안을 논의하기 위해 연례 회의가 열리는 와이오밍주 잭슨홀에 모인 가운데, 미국은 20262분기 기업 이익 통계를 발표했다. 수치는 실로 놀라웠다. 20262분기 미국 기업의 이익은 4,010억 달러나 급증했다. 이에 따라 전체 기업 이익은 사상 최고치인 43,000억 달러에 달했으며, 20252분기와 비교하면 약 23% 증가했다.

또한 매출액 대비 이익의 비율을 나타내는 매출총이익률은 19.4%까지 치솟아 1940년대 이후 미국에서 기록한 최고 수준에 이르렀다!

자본주의자와 마르크스주의자 모두 이윤이 중요하다는 데 동의한다. 이윤은 자본주의 경제에서 투자를 움직이는 원동력이다. 이윤이 증가하면 투자가 뒤따르고, AI가 그렇다고 알려진 것처럼 노동력을 절감하는 투자라 하더라도 결국 고용도 뒤따른다. 따라서 이 수치들을 보면 미국에서 경기침체가 아직 당면한 문제는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미국 기업의 이윤이 이처럼 되살아난 이유는 무엇일까? 팬데믹이 끝난 뒤 기업들이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상한 데다, AI 인프라에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면서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반도체와 AI 붐에 필요한 각종 설비를 만드는 기업들이 막대한 이윤을 거뒀으며, 여기에 트럼프의 법인세 인하까지 더해진 결과로 보인다. 이러한 감세로 미국 100대 기업의 세후 이윤은 약 500억 달러 늘어났으며, 하드웨어와 반도체 제조업체(AI ‘판매자’)들도 폭발적인 이익 증가를 기록해 기술 부문의 이익은 전년 대비 65% 이상 증가했다.

그러나 이윤 증가를 이끈 핵심 요인 가운데 하나는 노동자 임금을 전반적으로 억제한 것이다. 국민소득에서 세전 이윤이 차지하는 비중은 18%로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른 반면, 노동자들이 임금과 복리후생으로 가져가는 몫은 60%로 떨어져 1950년대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물가 상승률이 임금 상승률을 앞지르면서 7월 실질 시간당 임금은 전년 동월 대비 0.2% 감소했다.

미국에서 저임금 노동자를 가장 많이 고용하는 대기업의 CEO들은 2019년부터 2025년까지 보수가 41% 증가한 반면, 일반 노동자가 받은 임금은 평균 2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같은 기간 물가가 26% 상승한 것에도 미치지 못한다. <파이낸셜타임스>의 표현을 빌리면, “1980년대 초부터 노조 가입률이 하락하고 기업들이 일자리를 외부 계약업체에 점점 더 많이 아웃소싱하면서 미국 기업에서 노동자들의 영향력은 점차 약화됐다.” 그러나 국민소득에서 노동자의 몫이 줄어드는 속도는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난 뒤 더욱 빨라졌으며, 특히 지난 12개월 동안 두드러졌다.

이윤 호황은 여전히 매그니피센트 세븐(Magnificent Seven)’ 기술 기업에 집중돼 있다. 브라이언 그린(Brian Green)의 분석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매출은 36% 증가했지만 이윤은 그보다 훨씬 큰 67% 증가했다. “불과 1년 만에 이윤 총액이 3분의 2나 증가했으며, 이는 월스트리트가 그토록 활황을 보인 이유를 상당 부분 설명해준다.”

그러나 이러한 주요 수치에는 몇 가지 유의할 점이 있다. 기술 대기업들이 기타 수익이라는 회계 항목을 통해 공식 이윤 수치를 크게 부풀린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비상장 스타트업과 AI 벤처기업에 투자한 지분에서 발생한 막대한 미실현 투자이익을 이 항목에 반영했다. 지난 분기에 대형 기술 기업들은 다른 AI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데 따른 투자이익을 1,600억 달러 넘게 장부에 반영했다. 알파벳, 아마존,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는 모두 오픈AI, 앤트로픽, 스페이스X 등에 투자한 지분의 가치 상승분을 반영하면서 세전 이윤이 크게 늘어났다. 알파벳은 630일까지 3개월 동안 기타 수익으로 979억 달러를 기록했으며, 아마존은 534억 달러를 기록했다. 엔비디아도 7월 말까지 3개월 동안 77억 달러를 추가로 기록했다.

게다가 빅테크의 하이퍼스케일러(hypescalers)’들이 AI 모델과 데이터센터에 쏟아붓는 막대한 투자가 안정적으로 보이는 것도 오픈AI와 앤트로픽 같은 AI 기업들이 AI 사용자에게서 얻는 매출을 계산할 때 연간 반복 매출(ARR)’이라는 상당히 의심스러운 방식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들은 최근 한 달의 매출에 12를 곱해 향후 1년간의 예상 매출을 산출한다. AI 비즈니스 모델 분야의 대표적 분석가인 에드 지트론(Ed Zitron)의 표현을 빌리면, “ARR‘[실제 한 달 매출] × 12’부터 ‘[30일 동안의 매출] × 12’까지 무엇이든 의미할 수 있으며, 대부분의 경우 고객 이탈률을 반영하지 않은 수치다. ARR을 사용한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한 달의 실적을 가져와 마치 그것이 한 해 전체를 대표하는 것처럼 간주한다는 뜻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다.” 구독 매출만으로는 1년도 채 되지 않아 연환산 매출이 600% 넘게 증가한 것을 정당화하기 어렵다. 이러한 수치는 업계가 가격 전쟁에 돌입하고 가장 첨단 모델에 돈을 지불할 고객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비구독 매출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가정한 것이다.

게다가 AI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들은 투자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점점 더 많은 자금을 차입하고 있다. 모건스탠리에 따르면 기업들은 지난해 이미 채권시장에서 2,170억 달러를 조달했다. 올해는 8월 중순까지 이미 이 규모를 훌쩍 넘어 4,450억 달러의 부채를 발행했으며, 2026년 전체 부채 조달 규모는 거의 6,000억 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는 미국 법무부, 교통부, 교육부의 2026년 예산을 모두 합친 것보다 많다. 향후 자본지출 계획은 2030년까지 매년 미국 GDP의 약 3%에 달하며, 이는 미국 경제 전체의 연간 실질 GDP 성장률보다 높은 수준이다.

닷컴 거품이 형성됐다가 붕괴했을 당시 미국 주식시장은 2000년 고점에서 2003년 저점까지 거의 절반 가까이 가치가 떨어졌지만, 미국 경제가 입은 타격은 가볍고 일시적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상황이 다르다. 기술 기업들이 AI 붐에 투자하기 위해 보유한 현금을 모조리 쏟아붓고도 모자랄 정도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구글은 2004년 상장 이후 누적으로 거의 6,000억 달러의 잉여현금흐름을 창출했지만, 20262분기에는 사상 처음으로 잉여현금흐름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여기에 잘 드러나지 않는 부채 문제도 있다. 하이퍼스케일러들은 데이터센터 투자를 리스 약정(lease commitments)’ 형태로 구조화해 부채를 장부에 잡지 않는 방식을 점점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루이지애나주에 건설하는 메타의 하이페리온 데이터센터 프로젝트도 공식적으로는 부채로 자금을 조달하지 않은 것으로 돼 있다. 메타는 데이터센터를 20년 동안 임차하겠다고 약속하는 방식으로 필요한 자금 대부분을 확보했다. 그 결과 273억 달러에 달하는 대출금은 메타의 대차대조표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은 최근 AI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이처럼 체결한 리스 약정15,000억 달러에 이른다고 추산했다. “이러한 회계 처리는 결국 해당 채무를 장부에 반영하고 계약에 따른 지급 시점이 닥칠 때까지 레버리지와 향후 유동성 수요를 실제보다 적게 보이게 할 수 있다.” 여기에 반도체와 전력을 구매하겠다는 약속인 구매 약정도 약 15,0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약정 역시 대차대조표에는 나타나지 않는다. 따라서 기업 이윤이 급증하기는 했지만, 그 배경에는 하이퍼스케일러들이 순환 금융 구조를 통해 AI에 막대한 자금을 조달한 영향도 일부 자리 잡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붐을 지속시키기 위해 갈수록 자체 대차대조표까지 활용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AI 인프라 구축에 필요한 GPU를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관련 인프라와 GPU를 구매하는 고객에게도 자금 조달을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는 AI 연구소에 투자한 약 500억 달러와 오픈AI SB에너지와 연계된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제공할 예정인 1,050억 달러 규모의 금융 지원이 포함된다. 엔비디아는 또한 AI 반도체 구매 자금으로 최대 5,000억 달러를 조달하기 위해 월스트리트 금융회사들과 협력하고 있으며, 오픈AI는 오하이오주 데이터센터를 완전히 구축하는 데 엔비디아 반도체를 약 3,500억 달러어치 구매할 수도 있다.

AI 수요가 계속 빠르게 증가하는 한 이러한 전략은 엔비디아의 매출을 폭발적으로 늘릴 수 있지만, AI 투자가 둔화하기 시작하면 엔비디아가 떠안는 위험도 커진다. AI 연구소와 데이터센터 개발업체들이 자체적으로 구축 자금을 마련하지 못한다면, 엔비디아는 자사 반도체의 수요를 만들어내는 고객들에게 갈수록 더 많은 금융 지원을 제공해야 할 수도 있다. 이러한 금융 약정의 규모가 커질수록 수요 둔화에 따른 충격도 더욱 커질 수 있다. 엔비디아가 반도체 판매 감소로 타격을 입을 뿐만 아니라 AI 붐을 뒷받침하기 위해 제공한 자금과 지급보증에서도 손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중국 AI 모델과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AI 모델 이용 가격은 급락하고 있지만, GPU와 메모리, 서버, 전력 비용은 여전히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 때문에 고객이 AI 이용에 지불하는 금액과 AI를 뒷받침하는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드는 비용 사이의 격차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

AI 이용 가격이 낮아지면 이용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할 수 있지만, 더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증가가 실제 이윤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는 점이다. BCA는 현재 투입되는 자본지출을 정당화하려면 AI 기업들이 연간 10조 달러의 매출을 올려야 한다고 추산한다. 이는 전 세계가 1년 동안 식품이나 의료에 지출하는 금액과 맞먹는 규모다! AI를 이용하는 비용은 급격히 낮아지고 있을지 모르지만, AI가 벌어들이는 수익이 AI 인프라 구축 비용을 따라잡지 못한다면 투자자들은 머지않아 AI 붐이 막대한 매출을 창출하면서도 그에 걸맞은 이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수도 있다.

실제로 마르크스주의 관점에서 보면, 이처럼 자본투자가 크게 증가하면 자본의 유기적 구성(생산수단에 대한 투자액과 노동자 고용 비용의 비율)이 상승한다. 이는 수익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지금까지는 노동자 착취율이 높아지면서 이러한 영향을 상쇄해왔다. 그 결과 기업의 수익성(투하자본 대비 이윤)도 상승했지만, 기업 이윤만큼 큰 폭으로 오르지는 않았다. 팬데믹 이후 미국 기업의 수익성은 20% 넘게 상승했지만, 대침체 이후인 2010~2014년 경기 회복기에 기록한 수준에는 여전히 크게 못 미친다(다만 20262분기 수익성 자료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브라이언 그린(Brian Green)의 추정치도 참고할 수 있다.

따라서 AI 붐이 성공할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며, AI 관련 주식시장이 붕괴할 가능성도 여전히 높다. 그럼에도 낙관론이 지배하고 있다. AI 기업과 하이퍼스케일러, 주식시장 투자자들뿐만 아니라 국제 경제를 좌우하는 주요 기관들도 낙관하고 있다. 실제로 IMF 총재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Kristalina Georgieva)에 따르면, AI 투자 붐이 미국에서 다른 나라로 확산하면서 세계 경제를 이끄는 동력이 되고 있으며,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도 끌어올릴 가능성이 크다. “AI와 함께 미국에서 시작된 현상이 이제 세계 경제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고 있으며, 다른 나라들도 데이터센터와 기타 인프라 건설을 확대하고 있다.” 이제 다른 나라들도 공급망에 편입돼” AI 하드웨어를 미국에 수출하고 있다.

실제로 AI 붐이 본격화하면서 2025년 초 이후 전 세계 기업 이윤은 급격히 증가했다(필자의 추산).

그러나 미국의 실질 GDP 성장률은 1분기 전년 동기 대비 2.7%에서 2분기 2.1%로 둔화했으며, 물가상승률은 연 4%를 웃돌고 있다. 이란 전쟁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연말에는 물가상승률이 5%에 이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연방준비제도가 물가 상승을 억제하기 위해 정책금리를 인상하기로 결정한다면, 차입이 급격히 줄어들고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AI를 둘러싼 더 큰 그림에 대해 에드 지트론(Ed Zitron)이 한 말을 인용하며 글을 마치겠다. “모두가 머신러닝(machine learning)‘이 인간을 대체할 수도 있다는 이론적 가능성에 수십억 달러를 쏟아붓는 데 집착하는 듯하다. 돈을 더 많이 투입할수록 머신러닝이 과제를 수행하는 데 더 똑똑해지고’ ‘더 뛰어나질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돈을 투자해 그들의 삶을 개선하고, 노동조건을 향상시키고, 새로운 것을 가르치고, 기존 기술을 갈고닦도록 돕고, 열심히 일한 데 대해 보상하는 등의 일을 하는 편이, 일을 하는 시늉을 하는 기계에 수천억 달러를 마구 쏟아붓는 것보다 더 나은 효과를 거두지 않겠는가?”

[출처] AI and the profits boom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마이클 로버츠(Michael Roberts)는 런던 시에서 40년 넘게 마르크스 경제학자로 일하며, 세계 자본주의를 면밀히 관찰해 왔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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