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군사훈련마저 흥정거리로 삼은 트럼프

출처: 백악관 공식 홈페이지

트럼프가 오래전부터 계획한 한미 연합 군사훈련에서 미국의 참여를 축소하기로 한 최근 결정을 보면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이미 알고 있던 사실일 수도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가 집권하는 동안 이스라엘을 제외한 어느 나라도 미국을 믿을 만한 동맹국으로 생각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트럼프는 이전 행정부가 한 약속은 물론 조약에 따른 의무조차 전혀 존중하지 않는다. 심지어 자신이 한 약속도 신경 쓰지 않는다. 캐나다와 멕시코는 이미 이를 경험했다. 트럼프는 첫 임기 때 자신이 직접 협상한 무역협정조차 거리낌 없이 무시하고 있다. 그는 그저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한다.

따라서 트럼프가 김정은과의 우정을 다시 과시하며 한미 연합 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하기로 했다고 해도 한국이 놀라지 않았기를 바란다. 기억력이 좋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다시 말하자면, 트럼프는 김정은이 자신에게 보낸 러브레터를 여러 차례 자랑했다. 심지어 2021년 백악관을 떠날 때 그 편지를 훔쳐서 가져가기까지 했다. (그 편지는 도널드 트럼프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라 미국 정부의 자산이다.)

이야기는 여기서 더 나빠진다. 트럼프는 자신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상대로 시작한 전쟁에 한국이 동참하지 않았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정작 그는 한국의 도움이 사실 별로 필요하지 않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한 트럼프는 이란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전쟁을 벌였다는 주장을 또다시 내놓았다. 하지만 트럼프를 제외하면 이란이 핵무기 보유에 근접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는 듯하다.

트럼프의 친구인 김정은이 실제로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까지 핵무기를 운반할 수단도 갖춘 것으로 보인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상황은 더욱 아이러니하다. 클린턴 행정부는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막기 위해 여러 나라가 참여하는 합의를 마련했지만, 이후 조지 W. 부시가 이를 폐기했다.

오바마 행정부에서도 새로운 합의를 추진했지만,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러브레터를 받은 뒤 이런 노력을 곧바로 포기했다. 평양에서는 틀림없이 지금까지도 이 일을 두고 크게 웃고 있을 것이다.

트럼프는 군사훈련 규모를 축소하는 데 그치지 않고 미국이 한국의 방위를 지원하는 대가로 한국이 더 많은 돈을 내기를 원한다. 그는 한국에 주둔하는 미군 병력 규모부터 크게 부풀려 알고 있다. 트럼프의 머릿속에는 39,000명이 있지만 실제 병력은 28,500명이다. 게다가 트럼프는 여전히 집단방위라는 개념 자체를 이해하지 못하는 듯하다.

트럼프가 중국을 상대로 군사력을 투사하려 한다면, 그것이 좋은 생각인지는 별개의 문제지만 적어도 그는 그렇게 하려는 듯하므로, 한국 같은 동맹국은 엄청난 가치를 지닌다. 이란이 파괴한 바레인의 기지가 트럼프의 이란 공격을 지원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했던 것처럼, 군사적 충돌이 발생할 경우 한국이 제공할 수 있는 기지 역시 막대한 가치를 지닐 것이다. 하지만 이런 점은 도널드 트럼프와 폭스뉴스 진행자 출신인 그의 국방장관이 이해하기에는 지나치게 복잡한 문제인 듯하다.

어쨌든 한국과 세계 각국이 여기서 얻어야 할 핵심 교훈은 도널드 트럼프가 이끄는 미국을 동맹국으로 믿고 의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어느 나라든 미국을 믿을 만한 동맹국으로 여긴다면 매우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무역에서도 트럼프의 약속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한국은 트럼프가 한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율을 소폭 낮춰주는 대가로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 관세를 다시 올릴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으로서는 투자도 약속으로만 남겨두는 편이 현명하다. 도널드 트럼프의 약속을 믿고 실제로 무언가를 내주는 사람은 바보뿐이다.

결국 트럼프가 한국산 수입품에 얼마의 관세를 부과할지는 양국이 어떤 합의를 했느냐보다 그날그날 트럼프의 기분이 어떠냐에 따라 좌우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가 끊임없이 전 세계에 보여주듯 그는 자신이 한 약속을 신경 쓰지 않는다. 그는 사업도 그런 식으로 했고, 지금도 그런 식으로 나라를 운영한다.

[출처] South Korea Goes to Shakedown Shack: The Trump White House

[번역] 이꽃맘

덧붙이는 말

딘 베이커(Dean Baker)는 1999년에 경제정책연구센터(CEPR)를 공동 설립했다. 주택 및 거시경제, 지적 재산권, 사회보장, 메디케어, 유럽 노동 시장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세계화와 현대 경제의 규칙은 어떻게 부자를 더 부자로 만드는가' 등 여러 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참세상은 이 글을 공동 게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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