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희망

지금 교과부 앞은 "이주호 장관 퇴진" 피켓 가득

교장공모제 발목·역사교육 파행·자사고 파산·대학 상업화 책임론

이주호 교과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확산되고 있다.

내부형(평교사 응모 가능형) 교장공모제를 시행하는 학교 수를 15%로 제한하는 교육공무원 임용령 등 시행령을 입법 예고하고 지난 8월 고시된 ‘2011역사교육과정’에서 민주주의 용어를 자유민주주의로 바꾸는 등 교육을 파행으로 모는 장본인이 이 장관이라는 공감대가 교육계에 형성되고 있다.

전교조는 6일부터 교장공모제 시행령 개악을 한 이주호 교과부 장관 퇴진 농성을 시작했다. 첫 날 농성을 진행한 장석웅 위원장. 최대현 기자
6일 오후 12시 서울 광화문 교과부 후문. 점심시간에 쏟아져 나오는 정부중앙청사 공무원들 사이로 커다란 피켓을 든 사람들이 눈에 들어온다. 1인 시위다. 모두 9명이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나같이 이 장관이 교과부 장관직에서 물러날 것을 요구하는 내용이다.

가장 먼저 교장공모제 시행령 개악을 규탄하는 전교조 본부 활동가들이 눈에 들어왔다. 입법권한을 침해하고 입법 취지를 무시한 채 시행령에서 내부형 공모제 적용 학교 범위를 제한한 것에 대한 문제제기다.

전교조는 이날부터 이 자리에서 ‘이주호 장관 퇴진’ 지도부 농성에 들어갔다. 첫 날 농성장을 지킨 장석웅 위원장은 “내부형 공모제를 대표한 학교혁신 열망을 거부한 이 장관은 이제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수구세력 입맛에 맞게 아이들에게...”

후문 바로 앞에는 역사를 왜곡하는 이명박 장관은 퇴진하라는 1인 시위가 진행 중이다. 이날로 9일째다. 꼬박 한 시간 자리를 지킨 정동익 사월혁명회 상임의장은 “교과서는 정권과 수구세력의 입맛에 맞게 뜯어고칠 수 있는 게 아니다. 장기집권을 위해 어린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고 4·19혁명과 5·18민주화운동 등을 빼고 민족정기가 사라진 교과서를 만드는 것은 큰 죄악을 저지르는 일”이라고 비판하며 “이렇게 많은 단체가 교과부를 향해 시위를 하는 지 몰랐다. 교육파탄의 그 주범인 이 장관을 퇴진시키기 위해 함께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전국 사학과 교수 등 역사 교육 연구자와 학자들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직접 이 장관 해임을 건의했기도 했다. 한국역사연구회와 한국사연구회, 서양사학회 등 24개 단체, 774명의 연구자들이 지난 달 29일 청와대로 공문 형태로 성명서를 보낸 것이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이 장관은 역사교육과정개발 추진위원회라는 자문기구를 별도로 구성해 2011역사교육과정과 중학교 역사교과서 집필기준을 만드는 과정에 직접 관여하고 간섭했다”면서 “이는 고시 권한 남용에 해당하고 정치적 개입을 위한 것으로 이주호 장관은 역사 교육과정 파행의 책임을 지고 반드시 해임돼야 한다”고 요구했다.

친일·독재 미화와 교과서 개악을 저지하는 역사정의실천연대는 현재 ‘이 장관 즉각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을 벌이고 있다.

6일 오후 12시경. 전교조를 비롯한 여러 교육단체들이 서울 광화문 교과부 후문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하나같이 이주호 장관이 물러나기를 바라는 요구다. 이날 점심시간에 벌인 1인 시위만 9명이었다. 최대현 기자

건너편에서는 대학 직원들이 이 장관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전국대학노조와 전국공무원노조가 취업률 등을 잣대로 재정지원제한대학(사립대)과 구조개혁중점추진대학(국·공립대)을 뽑는 식의 대학 구조조정을 강행하는 이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1인 시위다. 두 노조는 이와 함께 퇴진 촉구 서명도 받고 있다.

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와 전국교수노조, 학술단체협의회 등도 지난 달 11일 국립대 법인화 정책 등을 밀어붙이는 이 장관 퇴진을 촉구하기도 했다. 한 방송국의 예능 프로그램인 ‘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장혜진 한양여대 교수 등 전국대학실용음악과 교수들 역시 지난 달 3일 “실용음악과의 취업률 평가를 반대한다”며 이 장관 퇴진을 요구한 바 있다.

정 의장 뒤에서는 교과부가 법인화를 강행한 서울대에 국유림을 무상으로 양도하는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진행 중이다. 기존에 서울대 농업생명과학대가 관리하던 지리산과 백운산의 남부 학술림을 모두를 돈 한 푼 받지 않고 법인화된 서울대에 넘겨주게 된다는 지적이다.

이 날 새벽 광양에서 올라와 피켓을 든 박두규 백운산지키기 시민공동행동 공동대표는 “기업화된 서울대에 국민의 재산인 국유림을 무상으로 양도하는 것을 관광지로 돈을 벌라는 말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12시10분께 이 장관이 공무원들과 뒤섞여 후문을 빠져나오자 이들은 이렇게 소리쳤다.

“이주호 장관 퇴진하라”
“교육을 제멋대로 다루면서 부끄럽지도 않습니까?”

이 장관을 별 다른 대꾸 없이 가던 길을 재촉했다. 총선과 대선이 함께 치러지는 2012년을 한 달여 남긴 교과부 앞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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