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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교육도 크게 변하고 있었다. 특히 '작은학교교육연대'를 중심으로 좋은 교사들이 끼리끼리 모여 새로운 교육적 실험들을 벌이고 있었다. 희망이 철철 넘쳐흘렀다."
박원순 서울시장이 지난 해 6월에 펴낸 <마을이 학교다>(검둥소)에 적어놓은 글이다. 박 시장은 많은 이들이 교육절망을 이야기할 때 교육희망을 외쳤다.
교육서적까지 펴낸 박원순
지난달 26일 치른 보궐선거에서 박 시장이 당선한 배경엔 두 달 전 8월 26일 사퇴한 오세훈(전 서울시장)이 있었다. 그리고 '8.24 무상급식 반대투표'를 통한 오세훈의 사퇴 배경엔 '무상급식'을 추진한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있었다.
곽 교육감은 무상급식 투표 이틀 뒤 본격 시작한 검찰의 공개수사로 지난 달 10일 구속 수감됐다. 곽 교육감 수사를 놓고 일부에서 '서울시장 선거를 대비한 10.26 기획수사'라는 비판이 나온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서울시장 선거를 하루 앞둔 10월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마이크를 잡은 박 시장은 다음처럼 말했다.
"곽노현 교육감, 지금 감옥에 있죠? 고난 받는 사람은 늘 우주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곽노현의 구속에 울었던 서울 교육개혁세력은 박원순의 당선으로 다시 웃기 시작했다. 서울교육은 어디로 물꼬를 틀까?
많은 이들은 박 시장이 교육형평성을 추구하고 학교혁신을 향할 거라는 점에 동의한다. 박 시장은 교육공약집에서 "서울시가 제2의 부모가 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무상급식 확대와 학생인권조례 제정 작업은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교과부의 입'노릇을 하던 이대영 서울교육감 권한대행의 임명이 변수이긴 하다.
박 시장은 공약에서 "2014년까지 서울의 95만 초중등학생 전체에게 무상급식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내년엔 중1로 확대하고 2013년과 2014년엔 각각 중2와 중3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서울학생인권조례 제정도 빠르면 올해 안에 가능하다. 곽 교육감이 공을 들인 혁신학교 확대 또한 힘을 받는다. 박 시장은 공약에서 "입시 위주 교육환경 개선을 주도하는 공립형 혁신학교 확대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서울시 또는 자치구별로 혁신학교에 대한 지원사업이 늘어날 것이다. 교육격차를 해소하는 작업도 진행한다. 교육공약집에서 박 시장은 "외국어고, 국제고 등 특목고에 편중된 정책이 확대되면서 강남북간 그리고 지역간 교육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면서 "교육 형평성을 제고하고, 계층 간·지역 간 교육 격차 해소에 앞장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원순 "곽 교육감 복귀하면…"
안승문 교육희망네트워크 정책위원장은 "박 당선자는 교육시민단체와 정책협약을 맺었기 때문에 민관 거버넌스를 통한 교육복지와 교육형평성만큼은 확실할 것으로 본다"고 기대를 나타냈다.
박 시장은 지난 21일 오후 9시 30분, 서울 종로구 한국건강연대 강당에서 연 서울교육희망 정책협약식에서 다음처럼 말했다.
"곽노현 교육감이 불구속상태라면 계속 업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계속 협력하면서 많은 일들을 풀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1심 결과가 잘 되기를 기대합니다."
곽 교육감에 대한 1심 재판 결과는 오는 12월쯤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곽 교육감은 선거 하루 전인 지난 달 25일 지인 5명과 접견에서 다음처럼 말했다고 한 지인은 전했다. "내가 밖에 있다면 박원순 시장과 주거니 받거니 환상의 듀엣이 돼 일할 수 있을 텐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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